'괜찮다'는 부모님, 영상통화로 체크 '건강 이상 신호'

민태원 2021. 2. 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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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시작됐다.

평소 같으면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으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우겠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녀들은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 건강이 항상 걱정인데, 이번 연휴에는 직접 뵙기 어렵다보니 어디 편찮으신 곳은 없는지 확인하기 힘들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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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스마트폰 화면이 흔들리거나 얼굴살 빠졌는지 등
말씀 잘 안 하시는 만큼 영상 통해 주의깊게 살펴야
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가 시작됐다.
평소 같으면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으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우겠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녀들은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 건강이 항상 걱정인데, 이번 연휴에는 직접 뵙기 어렵다보니 어디 편찮으신 곳은 없는지 확인하기 힘들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스마트폰 등 영상 통화로라도 부모님 얼굴을 뵙고 안부를 물으면서 꼭 건강에 대한 질문을 드려볼 필요가 있겠다. 부모는 자녀들이 걱정할까봐 말을 잘 안 하시는 경우가 많다.

#영상 통화 걸고 받을 수 있으신지 확인하자
일부 어르신은 스마트폰으로 영상 통화 거는 것을 할 줄 알지만 자녀들이 여러 번 조작법을 알려드려도 영상 통화를 걸고 받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스마트폰 조작법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11일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통화 방법이 많이 간단해졌기 때문에 수 차례 설명해도 스마트폰을 조작하기 힘들어하신다면 집중력이나 이해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저하의 초기 증상이거나 혹은 시청력의 감퇴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기능 저하가 두드러진다면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치매는 초기에 기억력 장애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공간 지각력, 계산능력, 판단능력도 함께 악화되며 결국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이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일찍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평소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이 있다면 잘 치료해야 한다.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한다. 두뇌활동과 신체운동은 꾸준히 한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화면이 자주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하자
보통 영상통화를 스마트폰으로 많이 하는데, 간혹 부모님의 영상 통화 화면이 너무 자주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자녀들 입장에서 화면 떨림을 크게 신경쓰지 않거나 화면이 떨리더라도 부모님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무게는 떨림을 직접 유발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근력 저하나 ‘불수의적 전진(tremor)’ 증상일 수 있다. 따라서 영양 상태나 복용약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부모님께 가만히 있을 때에도 떨림이 생기는지 여쭤봐야 한다. 행동이 느려지고 자주 중심을 잡기 어렵다면 단순 수전증이 아니라 파킨슨병에 의한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도파민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몸을 자유롭고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관리하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빠르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살이 전보다 빠졌는지 확인하자
얼굴살이 빠져 갸름해 보인다는 것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기분 좋은 말일 수 있지만, 노년층에게는 건강에 이상 신호가 생겼다는 뜻일 수 있다.
볼살이나 턱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근감소증’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의 양 감소와 근기능의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함께 나빠지는 것이 문제다.

장 교수는 “평소 영양 섭취가 골고루 이뤄지지 않고 여러 이유로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면 얼굴의 피하 지방이 빠지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능력이 떨어지면 턱 근육이 빠져 얼굴이 갸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 턱 근육과 함께 저작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삼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식사할 때나 약을 먹을 때 사래가 들리지 않는지를 함께 여쭤보자. 식사 패턴을 확인하고 지나친 채식만 고집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치아상태, 소화불량 등으로 단백질 섭취가 어렵다고 하시면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나 파우더를 곁들여 식사하시도록 돕는 것도 좋다.

#양 손의 엄지와 검지로 종아리를 감싸보도록 하자
온 몸의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에 비례하는 경향이 크다. 팔, 다리 근육은 조금만 안 써도 더 빨리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라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직접 부모님의 종아리 둘레를 재는 것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할 때 양 손의 엄지와 검지로 큰 동그라미를 만들면서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보도록 해보자. 장 교수는 “양 손으로 만든 동그라미가 종아리 두께보다 커 여유롭게 감쌀 수 있다면 근감소증 위험이 6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복용하는 약 상자를 비춰보게 하자
부모님이 평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시다면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을 꺼려 복용해야 하는 약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자.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은 가장 단순하고 매일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여러가지 약을 복용한다면 드시는 약들이 어떤 약인지 각각 잘 이해하고 있으신지 여쭤본다. 혹시라도 평소보다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 하신다면 복용지침을 정확히 확인해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자. 약을 잊지 않고 제대로 잘 챙겨 드시는데 도움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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