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포차 청년들 재난지원금 막아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민들 "방역수칙 어기고 유흥즐겨 괘씸해" 분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헌팅포차` 방문객에 대해 재난지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은 물론 방역수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유흥을 즐긴 것에 대한 일종의 `괘씸죄` 여론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들에 대한 재난지원금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오면서 이른바 `헌팅포차 확진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비판은 할 수 있으나 코로나19 시국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9일 청원 게시판에는 `헌팅포차 다녀온 사람들 긴급 재난지원금 강제회수`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긴급재난지원금은 현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써주고 고생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급하는 지원금"이라며 "유흥주점에 다녀가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써주지 못할망정 피해만 준 인원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및 지급을 금지 취소, 회수 명령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의 한 헌팅포차에서는 지난 열흘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약 60명 발생한 바 있다. 청원인은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쓰지도 않고 피해를 주는 이 악성시민들도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보다 헌팅을 하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줄 경우 재난지원금으로 유흥주점을 다닐 것이 분명하고 방역에 힘쓰는 시민들이 차별감을 느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방역에 힘을 사용할 것이라면 현 시점이 무서움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포차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감성주점(클럽) 형태로 불법 영업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해당 시설 업주에 확진자의 치료비와 방역비를 모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광진구도 지난달 28일 해당 업소의 일반음식점 내 춤추는 행위를 적발해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벌금이라도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본인들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확진 사례가 나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대학생 이 모씨는 "친구들과 놀고 싶고 그런 것 이해하지만, 지금은 좀 아니지 않나"라면서 "그냥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한심하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재난지원금 지급을 막거나 회수하는 것은 지나친 비난이며 가혹하다는 견해도 있다.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그에 맞는 관련 조처를 받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까지 막는 것은 너무 과한 처벌을 하자는 주장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비난도 많이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포차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3일 관련 브리핑에서 "포차 관련 집단 감염으로 발생하는 치료비·방역비 등 모든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역지침을 어긴 손님들에게도 과태로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포차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음식 먹을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어긴 손님이 대상이다.
한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다시 400명대로 늘어났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4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 수는 8만1930명이다.
지난 7일 372명에서 8일 289명으로 감소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9일 300명대로 증가했다. 이어 이날 다시 400명대로 이틀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대로 집계된 것은 451명이 새로 확인됐던 지난 4일 이후 엿새 만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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