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설엔 가볼 수 있을까, 지구촌 야간관광 명소 5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 관광산업이 정지한 듯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나름 활발하다. 많은 나라가 특히 야간 관광을 주목하고 있다. 화려한 조명을 감상하는 마천루의 도시가 있는가 하면, 은하수를 감상하는 자연 그 자체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펴낸 『외계인도 홀딱 반한 지구촌 야간관광』도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32개 해외 지사에서 직접 취재한 야간관광 트렌드가 흥미롭다. 32개 도시 가운데 5개만 골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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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낮보다 밤이 여행하기 좋다. 더위가 가라앉아 산책하기 좋을뿐더러 화려한 조명 쇼를 볼 수 있어서다. 먼저 가볼 곳은 마리나 베이. 싱가포르의 상징 '멀라이언' 분수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200m 높이의 건물 위에 배 모양의 수영장이 있는 마리나 베이 샌즈의 조명 쇼를 구경하면 된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가든 바이 더 베이'도 필수 방문 코스다. 25~50m 높이의 인공 나무 '수퍼 트리'가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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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캐나다 몬트리올
몬트리올은 2016년부터 주요 관광지에서 화려한 비디오 쇼를 펼치고 있다. 도시 설립 375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기억의 도시'라는 프로젝트 얘기다. 세계적인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 제작자가 구시가지 랜드마크는 물론이고 골목 외벽과 나무에도 화려한 영상 쇼를 입힌다. 나치 수용소 생존자 이야기, 뮤지션 레너드 코헨의 뮤직비디오 등 주제도 다양하다. 24개 작품을 상영하기 위해 156개 프로젝터를 동원했다. 관광객은 모바일 앱을 이용해 해설을 들을 수 있고, 증강현실 체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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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베트남 호이안
코로나19 확산 전, 다낭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해외 도시도 드물었다. 다낭을 찾은 한국인은 밤이면 어김없이 인근 도시 호이안을 찾았다. 전통 가옥에 연등이 비친 밤 풍경이 낭만적이어서다. 인력거나 쪽배를 타면 더 여유롭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무런 노력이 안 들어간 자연스러운 풍경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호이안 관광 당국이 개발을 제한하고 관광 수입을 주민에게 돌리는 정책을 펼친 결과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지금, 호이안은 자전거와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며 '에코 시티'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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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영국 런던
빅벤 시계탑과 대관람차 '런던 아이', 타워 브릿지 등 런던의 랜드마크는 밤이 되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아쉽다. 런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야간 야외 공연이 의외로 많다. 6~10월이면 헨리 8세가 살던 햄프턴 궁전,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리젠트 공원 등에서 낭만적인 야외 공연이 펼쳐진다.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공간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오만과 편견’ 같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에는 런던의 상징인 이층 버스를 타고 무서운 도시 이야기를 듣는 이색 버스 투어 상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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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몽골 테를지 국립공원
야간 관광 명소 대부분이 인공적인 요소를 내세운다. 눈부신 마천루, 화려한 조명 쇼는 사람을 설레게 하지만 심금을 울리진 못한다. 반면 몽골 초원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밤을 만날 수 있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0㎞만 나가면 기암괴석과 초원이 조화를 이룬 '테를지 국립공원'이 나온다. 세계 3대 별 관측지로 꼽히는 곳이다. 유목민 전통 텐트인 게르에서 묵으면서 눈부신 은하수, 쏟아져 내릴 듯한 별을 감상한다. 별 관측 여행은 4~11월에 집중되는데 최근에는 특수 텐트를 활용해 한겨울에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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