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은 진짜 '친문 후보'일까 [껄끄러운 질문①]
19대 대선 땐 문재인 저격수
2012년엔 '원조 친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에 공을 들여 왔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문재인 대통령의 눈빛을 보면 안다” 등 친문 표심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문 대통령 당선 이전에는 민주당 내에서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 인사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역사를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권리당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박 후보는 친문이 아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 후보가 이러한 인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친문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다만 박 후보는 지지 선언과 함께 “친노(친노무현)나 핵심 참모그룹의 백의종군 선언 같은 것도 필요하다”며 친노 세력에 대한 견제 심리도 드러냈다. 당시 친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경선 캠프 차원에서 박 후보를 영입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패배한 뒤 박 후보는 당내 친노 진영과 갈등 관계에 놓인다. 특히 2014년 원내대표 재임 시절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친노 세력과 자주 충돌했다. 결국 박 후보는 반발 여론에 부딪혀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배경이 다른 박 후보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나 비대위원 추천 과정을 매끄럽게 풀어내지 못하면서 친노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내줬고, 친노들도 박 후보를 보란듯이 흔들었다”고 기억했다.
2017년 19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는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 편에 서서 경쟁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향해 날카로운 말을 쏟아 냈다. ‘문재인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강도 높은 표현을 썼다.
안 지사가 문 대통령에 대해 “정 떨어지고 질리게 만든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라디오에 출연한 박 후보는 이 발언에 “오죽했으면 저런 글을 썼을까”라고 안 지사를 두둔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하자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요청을 받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친문과 각을 세우지 않았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의 리더십을 오래 비판했기 때문에 백의종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문 논란을 의식한 듯 박 후보는 지난달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012년 선대위원장 이력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번 “원조 친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른 방송 인터뷰에서도 ‘친문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게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며 “2012년 대선 때도 그렇고 2017년 대선 때도 선거기간 동안 대통령 후보를 모시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국무위원으로서 장관으로서 보필을 한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를 친문 지지층도 지원할 것으로 본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여권 후보 중에 상대적으로 비교를 하면 박 후보가 친문진영과 거리가 멀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상호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훨씬 우호적이고, 야권 후보에 비해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판 이현우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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