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법대 77학번 단톡방 "김명수 양심있다면 물러나라"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국회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고 ‘거짓말’ 논란까지 빚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그의 대학 동문들이 사퇴를 요구했다. 김 대법원장을 비롯한 서울대 법대 77학번 동기 126명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서다.
━
"대학 시절 공유했던 정의 아니지 않나"
11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의 일부 동문들은 최근 문제가 된 김 대법원장의 ‘탄핵 발언’에 대해 이 채팅방을 통해 비판했다. 한 동문은 “집권세력으로부터 부당한 압력에서 벗어나 진정 국민을 위하는 법원이 되도록 선봉에 서야 할 대법원장이 스스로 정치인이 되어 함량 미달의 국회의원들과 똑같다면 대법원장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고,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을 것이다”라며 김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 요구를 했다.
다른 동문은 “사법부 수장이 방패막이가 되어 줘야 하는데 적폐 수사의 문제를 두고 무죄받은 사람 퇴직도 안 받아주면 판사들은 뭘 믿고 재판을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라고 했다. “우리가 대학 시절 공유했던 정의와 사법부 모습은 이건 아니지 않나요.”라는 말도 나왔다. “대법원장의 해명이 더욱 슬프게 합니다. 인생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오.”라는 직설적인 비판도 있었다.
이 카톡방엔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여하고 있지만, 그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
김명수는 침묵…동기들은 "제명" 격론
서울대 법대 77학번 출신 교수들이 따로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정권의 부역자’이므로 동문회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자 “(김 대법원장이) 자리에서 나중에 내려올 때 자기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 생각할 수 있겠느냐, 굳이 제명시킬 필요 있느냐”는 의견 등이 나오며 동기들끼리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이 채팅방에는 김 대법원장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
김 대법원장과 대학 동기인 한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당시 180여 명에 이르는 서울대 법대 77학번 동문 중 140명에 가까운 인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만큼 법조인이 많다”며 “사법부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책임을 스스로 저버린 김 대법원장에게 실망하고 있고 적어도 김 대법원장이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에는 법조인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최완주 원로법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동기다.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있다.
야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법원 익명 게시판에 ‘대법원장님 사퇴하십시오.’라는 익명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대법원 인근에 사퇴를 촉구하는 근조 화환도 등장했다. 김 대법원장의 한 측근은 “임기 6년을 채우지 않고 사퇴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어서 아마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김 대법원장의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반려가 적절했는지 예규 검토에 들어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험관 아기 시술중" 패리스 힐튼 고백에 비난 쏟아진 까닭
- "섹스로 권력 도모, 향락 탐했다" 중국 간부 당적 박탈 사유
- "부모 욕하며 칼로 협박"…'학폭 논란' 이재영·이다영 자필 사과
- [백성호의 현문우답] 감리교단 고진하 은퇴목사가 참나무·지렁이 숭배하는 까닭
- 文 지지자 자소서도 써줬다···청와대·김은경의 '낙하산 협업'
- 조민이 인턴 합격하는 동안…檢 기소 늦춰지는 두가지 이유
- [단독]中 또다시 서해 무단진입…이번엔 '스파이 군함' 보냈다
- 스키 타다가 맞닥뜨린 불곰···'죽은 척' 해서 목숨 건졌다
- [단독]“선물로 에어팟프로”…대놓고 리스트 공개 232% 껑충
- 코로나에 걱정 아닌 분노 치민다? 그럼 당장 ‘이 병’ 의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