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걱정 아닌 분노 치민다? 그럼 당장 '이 병' 의심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우리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고향 방문과 친지 모임이 어려운 이번 설 연휴,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 블루입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코 건강 지키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관계 단절과 외부활동 감소, 경제 사정 악화 등으로 우울감과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19년 한 해 79만 8495명이었던 것에 비해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59만 5043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 심리적 방역은 물리적 방역만큼이나 중요하다. 정신건강은 면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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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불안·불면 등 일상에 제약 있다면 전문의 상담 받기
우울증에 걸리면 지속적인 우울감과 불안, 불면, 식욕감퇴, 성욕감퇴, 무기력, 피로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강박적이거나 염세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병원 방문이 부담되는 사람은 평소 다니던 의료기관이나 가까운 병원에 연락해 전화 상담과 처방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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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시간 수면 취하고 수면 질 높이기
불충분한 수면은 호르몬 불균형과 피로를 유발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감염병 시기 면역력 증진과 우울감 해소를 위해서는 수면 시간을 6~8시간 정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수면중추가 강한 사람은 잠깐 쉴 때도 토막잠을 잘 수 있고 시끄럽거나 추운 환경에서도 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수면중추가 좋은 사람이라도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질 높은 수면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 수면 질 높이는 올바른 수면 습관
「 - 카페인 음료는 하루 한 두 잔으로 줄이고 가급적 오전에만 마신다.
- 매일 30~40분 가볍게 땀 날 정도로 운동한다.
- 불규칙한 낮잠(특히 오후 3시 이후의 낮잠)은 피한다.
- 자기 전 지방이나 단백질 함유가 많은 음식은 피한다.
- 음주는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되나 잠을 자주 깨게 만들어 가급적 삼간다.
- 자기 전 20분 정도 따뜻한 샤워를 한다.
- 잠이 올 때 맞춰서 잠자리에 눕는다. 잠이 안 오면 침대 밖에서 독서나 단순한 일을 시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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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계신 부모님께 (화상)전화로 자주 안부 묻기
노인은 거동이 불편해 외출 자체가 많지 않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작년부터는 감염을 우려해 상당수의 노인이 집에서만 머물고 있다. 우울감과 불안,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자녀와 떨어져 부부끼리만 살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은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작년 상반기에 약 60만 명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는데, 이 중에서 60대가 10만 1,681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70대도 9만여 명에 달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게다가 현재는 일조량이 적은 겨울을 나고 있어 계절성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자녀 입장에서 부모님이 걱정되지만, 섣불리 부모님 얼굴을 뵈러 가기가 어렵다. 직접 찾아뵙는 건 힘들지만, 전화나 화상 연결을 통해 유대감을 강화할 수는 있다. 틈날 때마다 연락을 드려 편찮으신 곳은 없는지, 생필품이 부족하지는 않는지 등을 자주 확인하자.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기분 상태도 파악해둔다. 시시콜콜한 대화도 좋다. 대화하는 동안 ‘힘내세요’, ‘감사해요’와 같은 말도 덧붙이자. 몸은 멀리 있어도 든든한 가족이 늘 함께 있어 힘이 난다는 생각이 드시게끔 할 수 있다. 듣기만 해주는 것도 우울한 기분을 겪는 노인에게 큰 도움이 된다.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이 우울증 예방과 완화에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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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과 분노 구분하기
코로나19 시기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신규 확산에 대해 거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개학이 연거푸 무산되기도 했고 경제 위축으로 가계 수입도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일탈처럼 비치는 행동에 화부터 나는 것이다. 분노의 감정은 본인만 힘들게 할 뿐이다.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스스로를 옥죄지 말아야 한다. 감염병은 나 혼자 잘한다고 해결할 수 없다.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상호 간에 조금씩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 타인에 대해 화를 표출하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일상과 일, 개인 방역수칙 준수에 더 집중하자. 감염병이 드리운 마음의 그림자는 마음 가는 방향에 따라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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