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결제 수단 될 수 있나?.. 소액은 '불편'·고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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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율주행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자동차 거래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해 상품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래픽이 증가할수록 수수료도 올라가는 구조여서 일상 상품 거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처럼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발언 한마디에 가격이 20%씩 출렁이는 것은 비트코인을 상품거래 수단으로 삼기에 너무 위험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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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상품 구매할 땐 큰 문제 안돼
값 상승에 따른 '부' 확대 효과도
미국의 자율주행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자동차 거래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해 상품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액 상품 거래는 아직 불편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비트인포차트(Bitinfocharts.com) 자료를 인용해 4달러짜리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비트코인으로 결제 시 네크워크 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평균 11달러가 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네트워크 트래픽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 최근 3개월 동안 하루에도 수수료가 2.18달러에서 17.2달러까지 차이가 났다. 트래픽이 증가할수록 수수료도 올라가는 구조여서 일상 상품 거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신문은 그러나 테슬라의 8만 달러짜리 모델S처럼 고가 상품을 결제할 경우엔 수수료가 큰 문제가 안 돼 업자들 입장에서는 틈새시장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크게 상승함에 따라 생긴 부의 효과로 인해 마니아들을 상대로 한 거래엔 유리하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 시 결제가 며칠씩 걸리는 데 비해 암호화폐는 불과 몇 분 만에 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하다는 데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처럼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발언 한마디에 가격이 20%씩 출렁이는 것은 비트코인을 상품거래 수단으로 삼기에 너무 위험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세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화폐가 아닌 자산으로 분류해 상품 거래 시에도 10% 이하의 부가가치세가 아닌 20%가 훨씬 넘는 자본이득세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서비스 측면에서는 암호화폐가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개자(은행) 없이 개인 대 개인(P2P) 형태로 누구나 대출, 거래, 투자할 수 있는 디파이(De-Fi), 즉 ‘탈중앙화 금융’이 그것이다. 기존 금융서비스와 달리 약정기간이 필요 없고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중앙 주체의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글로벌하게 분포된 노드(node)에 의해 시스템이 운영되기 때문에 해킹이나 시스템 셧다운 우려가 낮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시스템이 불안한 베네수엘라 동남아 국가 등지에서는 디파이가 은행을 통한 거래를 점점 대체하고 있다.
메이커다오 프로젝트의 경우 개인들이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담보로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발행해 대출 시스템을 일으킬 수 있다. 담보에 대한 정보의 위조 및 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대출 때마다 실시간으로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고, DAI를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정확한 담보가치 평가가 가능하다.
컴파운드 플랫폼도 메이커다오처럼 대출과 예금 이자가 투명하게 공개된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상품을 운용한다. 자산의 공급과 수요에 기초한 알고리즘으로 파생된 이자율이 기본이 되므로 자산 공급자도 거래 상대방과 만기일, 이자율 또는 담보와 같은 조건을 따로 협상할 필요가 없다.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초저금리 상황에서 무엇보다 대출금리가 높다는 점이 디파이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2019년 2억 달러에 불과했던 디파이 예치자산은 지난해 말 이미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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