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고 싶어".. 요양병원 환자 가족들 슬픈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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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29)씨는 2년 전 강원도의 한 요양병원에 할머니를 모셨다.
경기도 여주의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정모(63·여)씨는 "의사 선생님께 5분만이라도 면회가 안 되겠느냐고 간절히 부탁해 보기도 했는데 결국 안 됐다"면서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막무가내로 요구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도 없는 게 가족의 심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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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일환이라지만 너무 가혹"
직장인 이모(29)씨는 2년 전 강원도의 한 요양병원에 할머니를 모셨다. 병원이 자택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어 매일 병문안을 갔었다. 하지만 이씨는 1년 가까이 할머니를 찾아뵙지 못하고 병원 근처만 서성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임종 등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면 보호자 출입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설 명절을 하루 앞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를 1년째 뵙지 못해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다”며 “매해 떡국을 끓여주던 할머니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계신 병상이 1층 창가 자리여서 바깥 창문을 통해 멀리서 살피고 오는 게 전부”라며 “언제 코로나19가 끝날지 모르는데, 혹여 방치됐다고 느끼실까봐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요양병원 환자 가족들은 면회를 제한하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 여주의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정모(63·여)씨는 “의사 선생님께 5분만이라도 면회가 안 되겠느냐고 간절히 부탁해 보기도 했는데 결국 안 됐다”면서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막무가내로 요구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도 없는 게 가족의 심정”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8일 요양시설 등에 대해 면회 금지 조치를 이어가는 대신 영상통화를 이용한 비대면 면회 시행을 권고하는 설 연휴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환자 사정상 영상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가족들은 제한적으로라도 면회를 허가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어머니가 거동은 아예 못하고 의식만 희미하게 있는 상태여서 영상통화도 어렵다”며 “말을 건네면 눈을 깜빡이는 식으로 의사소통을 해왔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정씨는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될까 두렵다”며 “영상이라도 찍을 수 있게 가족 중 1명만 방역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는 조건에서 찾아뵐 수 있도록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호소했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 5년째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김모(71)씨도 최근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는 걸 느껴 가슴을 졸이고 있다. 김씨는 “요양보호사들이 매주 수요일마다 5분씩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시켜주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라며 “방역조치의 일환이라지만 가족에겐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면회를 갈 수 없다고 매번 말씀을 드리지만 ‘너희는 요새 왜 오지 않느냐’고 물으실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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