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vs IT '반도체 쟁탈전'..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

김준엽 2021. 2. 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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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IT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반도체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폭스바겐, GM, 포드, 닛산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는 최근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일부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자동차 업체와 소비자 가전업체가 반도체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이른 시일 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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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대면 활동 IT 수요 급증
車 업체들 수급 차질로 생산 중단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GM공장에서 노동자가 포드 F-150 트럭을 조립하는 모습. 포드는 최근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이 모델 생산을 일시적으로 감산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IT업체와 자동차 업체가 반도체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이 떨어지는 자동차 업체들의 반도체 부족 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 GM, 포드, 닛산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는 최근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일부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이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예측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자동차 업체는 코로나19 초기에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반도체 업체에 발주량을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에 나서면서 예상보다 빨리 자동차 시장이 회복됐다. 뒤늦게 반도체 확보에 나섰지만 제때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반도체 주문을 취소하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동일본 대지진 이후 6개월 치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도록 한 도요타 정도가 반도체 쇼크를 겪지 않고 있다.

반도체 공급은 한정된 상황인데 애플 같은 IT업체의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자동차 업체와 소비자 가전업체가 반도체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이른 시일 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IT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물량을 요청하는 쪽을 먼저 들어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라 IT업체들의 반도체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또 차량용 반도체보다 초미세 공정이 적용되는 5G 관련 반도체 등이 더 수익을 내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렇다고 반도체 공장을 갑자기 증설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자동차 반도체 비중은 10%이기 때문에 대형 가전업체와 협상력이 같을 수는 없다”면서 “즉각적인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이상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미 자동차 업체 로비단체인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상무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아시아 반도체 회사들에 공급을 늘리도록 압박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럽은 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대 500억 유로(약 67조40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대만에 증산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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