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앞두고 "박원순 계승" 공방 벌인 여야 후보..오후엔 전통시장서 표심잡기

성지원 2021. 2. 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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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날인 10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박원순 계승” 발언을 놓고 여야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간의 설전이 격화했다. 서울시장 경쟁자인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무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림시장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박원순 계승” 우상호에 “무한 2차가해” 꼬집은 나경원
이날 오전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원순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우 의원은 앞서 전날 언론을 통해 보도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의 손편지에 대해 “박 전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심정으로 박 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썼다. 강 씨가 쓴 글 한 대목을 소개하면서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상호 후보가 낯 뜨거운 ‘박원순 찬양’을 하고 있다.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우 의원의 무한 2차가해, 이것이 민주당의 민낯”이라며 “적어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선 설 연휴를 앞두고 나온 우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박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전 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선거에 나오려면 예비후보로서 피해자와 천만 서울시민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다. 서울시를 수치스럽게 만든 박 전 시장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태도는 피해자에 2차 가해이자 가뜩이나 불편한 서울시민 마음에 불을 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 찾은 우·박·오·나, 워킹맘 만난 안철수
이날 여야 후보들은 일제히 전통시장을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예년처럼 서울역 귀성인사가 어려워진 까닭에 코로나19로 고충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민심 확보에 집중한 것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윤건영 민주당 의원과 함께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 전통시장을 찾아 텃밭을 다졌다. 박 전 장관은 상인들을 향해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잘 버텨주셔서 감사하다. 피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이 임기 중 도입했던 서울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으로 떡 등을 샀다.

우 의원도 이날 오후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함께 은평구 대림시장을 방문했다. 우 의원은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 역시 설은 조금 낫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서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 만들어달라, 그런 서울을 만들어 달라 이런 절절한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방문해 덕담을 나누고 있다. 나경원 후보 캠프.


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시차를 두고 나란히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오전부터 만두가게와 양말가게 등을 둘러 본 나 전 의원은 “남대문 시장을 살리는 게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격려 차 캠프를 방문한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만나 새해 덕담을 나눴다. 이 전 총리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보수 원로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1호 전문가 고문'으로 영입했다.

오후에 남대문 시장을 찾은 오 전 시장은 “어머니가 이곳에서 수예품점을 하셔서 제 중‧고등학교, 대학교 학비가 여기서 나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시절 중단된 재개발 재건축은 제가 시장이 된다면 자연스레 재추진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워킹맘 공략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를 찾아 워킹맘과 간담회를 연 안 대표는 “워킹맘이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다. 집에서 육아에 전념하는 맘도 워킹맘이고, 모든 맘은 워킹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30년 이상 맞벌이 부부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웠지만 지금도 그 어려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현재 정부 정책에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부분을 지적해주셨는데,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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