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SK가 패소하면 美의 전기차 정책도 영향 받을까?"

김영주 2021. 2. 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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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9일 미국 언론은 LG-SK 간 배터리 소송이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촉진 정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SK 간 배터리 분쟁 최종 판정을 하루 앞두고 미국 언론은 ITC의 결정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TC는 지난해 2월 예비판정에서 ITC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연방정부 관용차량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조달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ITC가 LG의 손을 들어준다면 미국의 전기차 생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촉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녹색 에너지 어젠다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LG 승소로 결정이 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수입 금지 거부에 희망을 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을 기각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허핑턴포스트도 이날 "바이든은 연방정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한국의 두 배터리 업체 간의 분쟁이 새 정부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두 회사의 분쟁은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승리하고 그의 당 상원 다수가 SK의 새로운 공장 건설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피해도 입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ITC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물론 관련 부품까지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정 경쟁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할 경우다. 이 경우 LG·SK 배터리 소송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로 회부된다. 또 ITC가 조기 판결을 유지하되 '공익(Public Interest)'을 따져 조사하겠다는 절충안을 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은 시간을 벌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LG·SK 배터리 공장이 있는 지역의 여론도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자리한 오하이오주의 경우 ITC가 영업비밀의 중요성을 반영한 공정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하는 반면 SK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는 미국 경제를 위해 해결방안을 찾아달라고 여론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미시간주에 이어 GM과 합작해 건립 중인 오하이오 공장에서 이르면 올해 말 얼티엄 배터리를 생산한다. SK도 조지아주에 2024 배터리 공장을 완공해 2600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미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폴크스바겐·포드 등의 전기차에 공급할 예정이다.

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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