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재계 서열도 바꿨다..한진·네이버·셀트리온 껑충

김경미 2021. 2. 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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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대한항공은 비용 절감과 국내 수출입 기업 지원을 위해 운휴 중인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했다 [사진 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대기업의 자산 순위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한진은 재계 서열 10위권 재진입이 확실시되고 비대면 서비스 성장에 힘입은 네이버가 30위권으로 순위가 올랐다.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정한 64개 대기업의 자산 규모 예상 순위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재무현황을 토대로 각 기업의 공정자산(비금융사는 자산, 금융사는 자본과 자본금 중 큰 금액), 인수합병, 계열 분리 등을 고려한 결과다. CEO스코어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5월 발표할 대기업집단 순위를 미리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 측은 올해 대기업 전체 자산 규모를 지난해보다 84조9889억원 늘어난 2261조896억원으로 예상했다. 또 64개 그룹 가운데 18곳을 제외한 46개 그룹의 재계 서열이 지난해와 달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1위 삼성, 자산 규모 16조원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우선 삼성그룹을 포함한 상위 7개 그룹의 순위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올해 자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15조5690억원 늘어난 440조4170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서열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2위는 현대차그룹(243조6848억원), 3위는 SK그룹(232조369억원)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현대차와 SK의 자산 순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두 기업의 자산 격차가 지난해 9조1798억원에서 올해 11조6479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4위는 LG그룹(137조1981억원)이다. 계열 분리 예정인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의 자산을 제외하고도 공정자산이 작년보다 2315억원 늘었다. LG에서 독립할 LG 신설 지주의 자산 규모는 7조6286억원으로 올해 기업 순위 52위에 신규 진입하게 됐다. 롯데는 자산 규모 120조8702억원으로 5위를 유지했고, 포스코(84조893억원)와 한화(74조4049억원)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각 6·7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들 7개 그룹의 총 자산 규모는 1332조7012억원이다. 64개 대기업집단 총자산의 58.9%에 이르는 규모로, 지난해보다는 비중이 소폭(0.6%포인트) 줄었다.


한진, 아시아나 품고 11위로

2021년 주요 대기업 자산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재계 서열 변화는 8위 이하 대기업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지난해 9위였던 현대중공업은 자산 규모 69조6735억원으로 올해 8위로 올라섰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1년 새 자산이 6조8000억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8위였던 GS그룹(67조7550억원)은 지난해 자산 1조23억원이 증가했지만 현대중공업에 밀려 9위로 내려앉았다. 농협은 자산 규모 63조4791억원으로 10위를 유지했다.

11위를 기록한 한진(57조5853억원)은 지난해보다 순위가 세 계단이나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지난해보다 자산이 24조364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진의 자산 규모는 오너가 있는 기업집단 기준으로 9위에 해당한다. 사실상 재계 10위권에 재진입한 것이다. 한진의 순위가 상승함에 따라 신세계·KT·CJ의 순위는 올해 12∼14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씩 뒤로 밀렸다.


네이버·셀트리온 코로나 수혜로 상승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연합뉴스]


10위권 밖에서는 정보통신(IT) 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돼서다. 카카오(15조2720억원)의 자산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2위로 올랐고, 네이버(10조5360억원)는 41위에서 34위로 7계단 상승했다. 셀트리온(13조8642억원)은 자산 규모가 지난해보다 5조원 이상 커지며 기업집단 순위가 45위에서 25위로 급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기 위해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 출자하면서 자산 규모가 커졌다.

반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등으로 자산 규모가 작년보다 6조9086억원 감소했고 재계 순위도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7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영풍(28위→29위), 대우조선해양(29위→31위), 코오롱(33위→36위), 이랜드(36위→39위), OCI(35위→41위), 태영(37위→42위) 등도 순위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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