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눈치 안 본다..육아휴직 4명 중 1명은 남성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근로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이른바 워라밸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육아휴직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중소기업에서도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부문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는 11만2040명이었다. 2019년(10만5165명)에 비해 6.5% 증가했다. 육아휴직 이용자는 2017년 9만110명에서 2018년 9만9198명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육아휴직 사용자 가운데 남성은 2만7423명이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24.5%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 4명 중 한 명은 남성이다. 전년(2만2297명)에 비해 23%나 늘었다. 2017년만 해도 1만2042명에 불과했으나 3년 만에 2.3배 불어났다.
황보국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맞돌봄 문화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남성도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육아휴직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중소사업장의 육아휴직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중 30인 이상 100인 미만의 육아휴직자는 1만4370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3.1%에 달했다. 10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의 육아휴직 증가율도 8.5%나 됐다. 대기업 근로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육아휴직이 전 사업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근로자의 권리이자 산업현장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의 휴직 기간은 평균 9.4개월이었다. 자녀 생후 6개월 이내에 가장 많이 사용(56.9%)했다. 이어 초등학교 입학기인 7~8세(14.2%)에 육아휴직을 활용했다.
육아휴직 대신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등·하교 시간 등에 맞춰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제도를 활용하는 근로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이용자는 1만4698명으로 전년(5660명)보다 2.6배나 증가했다. 남성은 2.1배, 여성은 2.7배 늘었다. 2세 자녀를 둔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경우(18.2%)가 가장 많았고, 이어 7세(16.4%), 8세(15.8%) 순이었다.
자녀 생후 6개월 이내에 육아휴직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돌봄 수요가 높은 초등학교 입학기에는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많이 활용하는 셈이다.
황보국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나 부부 동시 육아휴직 허용과 같은 제도 개선이 육아휴직 문화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관련 제도 개선과 지원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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