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범계, '김학의 출금' 연루 인천공항청 비공개 방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0일 인천지검과 법무부 산하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인천공항청)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장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출금) 사건에 연루된 인천공항청을 비공개로 방문하는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수원지검 수사에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인천지검을 방문한 뒤 인천공항청으로 이동한다.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는 인천공항청에서 직원들과의 소통 시간 등을 가질 예정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취임한 후 첫 지방 검찰청 방문지로 인천지검을 택했다. 박 장관은 고흥(사법연수원 24기) 인천지검장과 만난 뒤 인천지검 소속 간부검사, 평검사, 일반 직원들을 그룹별로 만나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급별로 선정된 소수 인원과 오찬도 계획돼 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달 4일 검찰 기자실을 찾아 "이제는 우리 검사들이 검찰 개혁에 동참해달라"로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이 첫 방문지로 인천지검을 택한 이유는 인천공항청을 방문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인천지검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데다 인천공항청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금 조치를 실행해 관련 직원 상당수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자 신분이었던 이규원 검사의 허위 출금 요청서를 토대로 2019년 3월 23일 자정께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조치를 집행한 책임자인 A인천공항청장을 지난달 2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A청장은 현재도 인천공항청장을 맡고 있다. 수사팀은 당시 현장에 출동해 출금을 집행한 현장 과장, 정보 분석 담당과장 등 당시 인천공항청 소속 직원들은 물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소속 직원들까지 관련자 대다수를 불러 조사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차관의 출금 요청을 사후 승인한 장본인인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박 장관의 인천공항청 방문 수행은 차 본부장이 직접 한다고 한다. 수사 대상인 차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박 장관이 인천공항청을 방문해 해당 직원들에게 당시 조치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할 경우 수사 외압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의 한 간부는 "인천지검에는 현재 별다른 이슈도 없고, 고흥 인천지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에 반발한 검사장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인사"라며 "박 장관이 굳이 인천지검을 첫 지방 검찰청 방문지로 택한 것은 수원지검 수사에 연루된 인천공항청을 방문하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니겠냐"고 말했다.
법무부 측은 장관의 공식일정인데도 불구하고 "일정 확인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도 수원지검 수사와 관련해 뒷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후 "인천공항청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한 특별입국심사장, 입국불허 외국인의 출국대기실을 직접 살펴보고, 설 명절을 앞두고 일선에서 '고생하는 직원들과의 소통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현장 중심 행정의 일환이고, 앞으로도 일선 검찰청을 비롯한 기관을 많이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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