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충격' 작년 서울 상점 매출 9조원 감소했다

임철영 2021. 2. 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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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 매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에는 반짝 증가..전반적 충격 완화 역부족
온라인 소비액은 4조원 이상 증가..매출 하위 업체 감소폭 커 "양극화 우려"
시민 거리두기 참여로 3차 대유행 때 생활 인구·지하철 수송 '최대 폭' 감소
서울시, 빅데이터 분석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흐른 가운데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는 빛났지만 골목경제에 미친 경제적 충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시는 신한카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서울연구원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도출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상점 매출이 감소폭이 9%(약 9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연간 상점매출은 설연휴와 신학기가 시작하는 2~3월과 여름휴가와 추석이 겹치는 8~9월, 연말 등 ‘대목’에 집중됐으나 지난해의 경우는 코로나19 대확산 국면과 겹치며 매출액 감소폭이 더 컸다.

가장 심각한 격차가 발생한 시점은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시점인 연말로 이 시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7000억원(-34%)하락했다. 5월초 연휴와 국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루어진 시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매출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한식 2조6000억원, 기타요식 1조1000억원), 양식 4000억원, 중식 2000억원 등 요식업의 매출타격이 심각했고 학원과 의류 등 업종의 매출도 전년대비 15%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면세점, 여행사 등 레저 관련 업종과 유흥주점 등은 거리두기 영향으로 전년대비 매출액이 50%이상 급락했다. 특히 면세점의 매출은 82.4% 급감해 매출액 감소 규모만 22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일반병원, 약국 등 건강관련 업종과 정육점, 할인점, 편의점 매출은 상승했다.

상권별 경제충격의 정도는 달랐다. 2019년 매출액을 '1'로 가정하고 주요 상권별 평균 매출액을 산출한 결과 관광상권인 이태원, 인사동 등과 대학상권인 홍대, 이대 등의 매출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고 문정역 등 지역상권과 을지로3가 등 유통상권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명동, 이태원, 잠실롯데 등 주요 관광 상권의 매출액 평균은 전년 대비 71%에 머물렀고 홍대, 이대 등 대학가 상권은 전년 대비 74%였다. 지역상권으로 분류되는 개봉현대아파트, 도산공원 등 10개 상권은 전년 대비 89%, 양재역·영등포역 등 유통상권 지역은 90%를 기록했다.

상점매출액 분포 역시 자치구별로 상이했다. 매출 감소율 기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자치구는 주요 공기관 및 본사가 집중된 중구(-19%)와 종로구(-14%), 대학가 상권이 집중된 서대문구(-18%), 이태원이 포함된 용산구(-15%) 등이었다. 반면 주거지역이 밀집된 중랑구(-3%), 양천구(-4%), 강동구, 은평구(-5%)등은 상대적으로 매출액 하락폭이 적었다.

비대면 일상화로 온라인 소비액은 전년대비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민들의 신용카드 소비액은 전년대비 약 3%감소(△3조5000억원)하는 데 그쳤다. 상점매출액이 9조원 이상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9년 월평균 23%증가한 온라인쇼핑 이용 건수 증가폭은 지난해에는 월평균 36%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를 우려했다. 4년 이상 영업을 지속한 업체(약 31만)에 대한 신용정보를 분석한 결과 매출 상위 30%에 해당하는 업체보다 하위 30%에서 전년대비 매출액 감소비율이 컸다.

서울시는 "매출 규모가 큰 업체들은 거리두기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반면 영세한 업체들은 언택트 환경으로의 전환 등 급변하는 상황에서의 적응이 어려웠다"면서 "매출규모 30%이하 업종 사업주들의 연령은 상대적으로 60대 이상의 비중이 높았고, 영업기간은 10년 이상으로 나타나며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숫자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3차 대유행 시기 서울 생활인구는 서울 외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이 줄어들어 최대 7.4%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 및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도심지 생활인구는 감소한 반면 시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증가했다.

자치구별 생활인구 증감률은 업무·상업지역인 중구의 경우 평일 30%감소, 주말은 39% 감소한 반면 강동구, 은평구, 중랑구 등 주거지가 밀집한 자치구의 생활인구는 소폭 증가했다. 특히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의 자치구간 이동은 최대 4만 4000명 감소했고, 대중교통 이용률 역시 최대 41%, 평균 27%감소했다.

대중교통 이용자 역시 감소했다. 2019년과 2020년의 지하철 이용인구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이후의 이용인구는 전년대비 27%, 최대 4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 3월(-39%) 기록한 대중교통 이용객 최고 감소율을 경신했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 덕분에 더 크게 번질 수 있었던 위기를 비교적 빠르게 수습할 수 있었다"면서 "데이터에 근거한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수립하는 등 과학행정을 통해 민생안정을 최우선 하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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