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엔 '집콕' 하려고요" 귀향 계획 줄고 설 경비도 '반토막'
설 예상 경비 54만원 → 30만원
승차권 전체 예매율 33.1%..작년 73.2%
방역당국 "마음으로 안부 전할 것" 당부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북적이는 게 불안해서 명절에 안 부를 겁니다.","이번 기회에 집에서 쉬고 좋죠."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이번 연휴에는 귀향을 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의 방역 수칙을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2주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성인 남녀 143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의 설 연휴'에 관해 조사한 결과, 설 연휴 고향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63.4%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높아진 수치이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했던 지난해 추석(57.7%) 명절보다도 5.7%가량 높다.
귀향 계획을 포기한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이동 및 친지가 모이는 것이 부담스러워서(65.9%, 복수응답)'를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그냥 편하게 쉬고 싶어서(19.9%)', '지출비용이 부담스러워서(10.8%)', '교통대란이 걱정되어서(5.2%)', '연휴를 피해 귀향할 생각이어서(3.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74%(복수응답)는 설 연휴에 귀향 대신 자택에서 머무는 '집콕'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 밖으로는 '여가 및 문화생활(16%)', '가족 모임(12%)', '친구, 지인과 만남(10.2%)'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일가친지 등과 매년 명절마다 본가에서 모였다는 A 씨(58)는 "이번에는 가족들에게 오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면서 "괜히 다 여기에 모여서 북적이는 것도 불안하고 혹시라도 불상사가 생기면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다"라며 명절 가족 간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했다.
또한 직장인들의 설 예상 경비도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899명 등 성인남녀 1,609명을 대상으로 '2021년 올해 설 계획'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올해 설 경비는 평균 30만7천원으로 지난해 54만원보다 23만원 이상 줄었다.
특히 지난해 기혼 직장인들의 설 예상 경비는 80만3천원에 달했으나 올해 기혼자 그룹의 설 예상 경비는 지난해보다 41만5천원이나 감소한 38만8천원으로 집계됐다.
설 명절 승차권 예매율 역시 감소했다. SRT 운영사 SR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설 명절 승차권 예매 결과 15만 3064석 중 9만 7982석이 예매돼 64%의 예매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거리두기에 따라 창 측 좌석만 판매한 것으로, 전체 29만석과 비교한 예매율은 33.1%에 불과한다. 이는 지난해 75.1%였던 설 예매율, 지난해 67.9%였던 추석 예매율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직장인 B(27) 씨는 "부모님도 집에만 계실 것 같고 딱히 친척 집까지 갈 생각은 없다"라며 "이 기회에 집에서 종일 쉴 생각에 마음도 가볍다"라고 말했다.
B 씨는 "코로나 걱정이 돼서 안 가려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기회에 간만에 집에만 있게 돼서 편하다"라며 "늘 명절 연휴라고 해도 대부분은 친척들과 북적이느라 피곤했는데 밀린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집콕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 명절 연휴 기간에 방역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7일 브리핑에서 "다가오는 한 주는 4일간의 설 연휴가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특히 중요한 시기"라며 "설 연휴를 잘못 대응해 3차 유행이 다시 확산하기 시작한다면 고통스러운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해야 하고 예방접종도 어렵게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설은 마음으로 안부를 전하고 비대면으로 서로 간의 정을 나누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이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설 연휴가 끝난 14일 이후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방역 수칙은 오는 주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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