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노리는 '디지털 투자사기' 이런 유형이면 무조건 피하세요

P2P사칭 유사수신·주식 리딩방·사설 FX마진거래 등 유형별로 달라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통적 재테크 수단인 예·적금을 깨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가운데 재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서민들을 노리는 ‘디지털 투자사기’들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나타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서민들을 노리는 ‘디지털 투자사기’들은 대부분 온라인 상에서만 홍보 및 거래를 하는 ‘실체’가 없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사기를 당한 이후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려고 하더라도 사기업체 일당을 잡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서민 대상 디지털 투자 사기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사기 유형을 미리 알아내고,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P2P사칭 유사수신’ 업체들. 현재 두 업체 모두 '먹튀'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편취했다. 사진=김동운 기자 

“서로 주고받으면 돈이 된다고?” ‘P2P사칭 유사수신’ 사기

‘P2P사칭 유사수신’ 사기는 지난해 여름 ‘몽키레전드’라는 중국발 신종 사기업체가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유사업체들이 끊임없이 난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P2P사칭 유사수신 업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는 수법을 사용한다.

또한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간다면 로그인 및 회원가입 이외의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게 만들어놨다. 일반적인 금융투자사들이라면 투자자가 투자할 상품의 설명을 비롯해 각종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해놨지만, 사기업체들은 사실상 알려줄 정보가 단체 온라인 대화방 이외의 것들이 없기 때문에 숨겨놓았다고 보면 된다.

이들은 가상의 아이템을 투자자들끼리 주고받는 식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은 전혀 거래에 관여하지 않고, 가상 아이템 구매 후 판매 시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법은 어디까지나 ‘다단계’와 ‘폰지사기’가 결합된 구조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높은 이자와 모집수당을 지급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투자자들의 자본에 불과하다. 이후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아지면 지급을 미루다가 사이트 운영을 멈추고 잠적하는 행태를 보인다.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주식 리딩방'의 전형적인 수법. 사진=김동운 기자

‘매수·매도’ 타이밍을 맞추는 투자가 있다? ‘주식 리딩방’

최근 ‘동학개미운동’과 같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신규 주식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노리고 가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만들어 투자금을 편취하는 신종 사기 형태도 존재한다.

이들도 ‘P2P사칭 유사수신’ 사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 등 오픈채팅방을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한다. 특히 주식 리딩방의 경우 주식 투자 전문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리더’가 특정 종목 주식 매매를 추천하고 매수·매도 타이밍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매수·매도를 따라가서 수익이 났다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같은 모습을 보고 혹해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면 사기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주식 리딩 사기업체들은 일반 금융투자회사들이 제공하는 HTS가 아닌 ‘사설 HTS’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설 HTS를 사용할 경우 ▲우수 투자 종목 소개 ▲무이자 신용대출 서비스 ▲무이자 신용대출 서비스 ▲투자 수수료 없음 등을 미끼로 유혹하는 수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같은 사설 HTS는 증권사 시스템을 본떠 사기꾼들이 자체 제작한 ‘가짜’일 공산이 크다. 화면에 주식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표시될 뿐, 실제 매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피해자가 해당 HTS에서 입금한 투자금들은 고스란히 대포통장으로 입금되는 구조로, 사실상 피해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 

투자조언을 하고 투자자들에게 대가를 받으려면 금융감독원에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미신고 업자가 유자투자자문업을 하는 것은 불법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해당 업체가 신고됐는지 여부를 알고싶다면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업체명 또는 사업자번호 등을 입력해야 한다. 

사설 FX마진거래는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불법의 영역을 넘을 수 없다. 사진=김동운 기자 

이제는 가상화폐로…‘사설 FX마진거래’, 사실상 ‘도박’

코로나19로 인해 활성화된 시장은 주식 뿐 아니라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 시장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합법을 가장한 불법 ‘FX마진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FX마진거래 업체들은 자신들의 사업이 ‘합법’적이라고 홍보하는 수법을 이용한다. 물론 주식 리딩방을 비롯해 P2P사칭 유사수신업체들도 합법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지만, 해당 유형의 사기 수법들은 온라인 중소형 언론매체를 통해 FX마진거래는 합법이라는 등의 보도자료를 노출시킨 바 있어 투자자들이 해당 사기업체들을 사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FX마진거래는 이종 통화간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환차익 거래를 말한다. 물론 일반 증권사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합법’의 영역이다. 한국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득한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사설 FX마진거래’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을 벗어날 수 없다.

이같은 사기업체들은 주식 리딩방 사기수법과 동일하게 사설 HTS를 통해 거래를 유도한다. 카카오톡·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환율 베팅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정산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같은 환율 베팅 결과는 시장 움직임에 따라 변동되는 진짜 FX마진거래와 달리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도박’의 영역이다.

또한 최근에는 일반 환율시장을 넘어 가상화폐 시장까지 사설 FX마진거래가 성행하는 상황. 환율 거래가 아닌 가상화폐 거래기 때문에 합법이라고 홍보하지만, 이또한 사행성 도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절대 투자를 시도해선 안 된다.

‘디지털 투자사기’ 급증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돈을 보내지 말 것”

안타깝게도디지털 투자사기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기업체들은 재테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갈취하기 때문에 피해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유사투자자문업자 관련 피해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은퇴 세대인 50~60대 비중이 60%를 넘어가고 있다.

또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유사수신 및 금융거래를 가장한 사기 행위 제보·상담 건수는 335건으로 전년동기(249건) 대비 34.5% 증가했다. 이외에도 ▲가상통화 빙자형 유사수신(44건) ▲사설 FX마진거래 사기(33건) ▲재테크 빙자형 사기(11건)도 꾸준히 접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같은 디지털 투자사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특정할 수 없는 인물이 투자금을 요구할 경우 절대 제공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관계자는 “사설FX마진을 비롯해 몽키레전드 등 유사수신 업체들은 큰 수익을 제공한다며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멀게하는 수법을 자주 사용한다”며 “투자자들은 해당 사기업체들이 돈을 요구한다고 했을 때 절대로 제공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