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사 앞두고 검찰 사직 '러쉬'.. "난파선 탈출 심정"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옵티머스 관련 초기 수사를 담당했던 오현철(53·사법연수원 29기)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가 사직의 뜻을 밝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했던 박진원(50·30기) 안양지청 차장검사도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현철 차장검사와 박진원 차장검사가 각각 사의를 밝혔다. 오 차장은 현 정부 검찰에서 핵심으로 지목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희대 법대 직계 후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차장검사로 승진하는 등 현 정부에서 소위 '잘나가는' 검사였다.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속앓이를 하던 오 차장이 인사를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오 차장이 처리한 옵티머스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술접대 사건 처리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자 맘고생을 극심하게 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위원회를 이틀 앞뒀던 지난해 12월 8일 라임자산운용 김봉현씨 관련 검사 술접대 수사 결과 발표 때 "96만 2000원 불기소" 논란으로 오해를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 차장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으로 옵티머스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두고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남부지검은 이날 "(심재철) 남부지검장은 오 차장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차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를 뭉갠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박 차장이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앙지검 조사1부장으로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일한 이력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차장과 이 지검장의 근무 일수가 채 몇주도 겹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억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차장은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대원고 후배이기도 하다.
이들의 사직은 개인적 거취 고민으로 알려졌지만, 핵심 간부들의 잇따른 사직 러시에 "검사들의 자긍심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장검사 출신 모 변호사는 "조직이 '껍데기'만 남았다" 며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기능을 맡도록 하고,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 제정안을 발의하는 등 '검찰 힘 빼기'가 계속되는 상황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난파선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사표를 고민하는 검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수민·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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