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부 불러 술판" "실무 모르는 헛공약".. 후보들 입 거칠어졌다

김동우,박재현 2021. 2. 1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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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 간 언사가 거칠어지고 있다.

"실무 모르는 헛공약" "접대부 불러 술판" "철새 우두머리" 등 자극적인 표현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 뛰어든 이언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우상호 의원을 향해 "5·18 기념일 전야제 날 단란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들을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였다"며 "낯부끄러운 추태를 보인 우 의원의 출마 자체가 국민 무시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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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전 대신 네거티브 공세
유권자들 정치 혐오 키울 우려 커
전문가 "허황된 발언 자제해야"
나경원 전 의원이 9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을 찾아 설날 배송 업무로 바쁜 집배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율곡로 캠프 사무실에서 ‘수직정원도시’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현장을 방문한 뒤 주거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국회사진기자단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 간 언사가 거칠어지고 있다. “실무 모르는 헛공약” “접대부 불러 술판” “철새 우두머리” 등 자극적인 표현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책과 비전 경쟁은 퇴색하고 지나친 네거티브로 유권자의 정치 혐오를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투톱’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9일 토지임대부 공공주택 매년 1만호 공급, 청년·신혼부부에 최대 1억1700만원 대출이자 대납 등 나 전 의원의 공약을 거듭 공격했다. 그는 “실무를 잘 모르니까 현실성 없는 공약이 나온다”며 “이번 시장 임기 중 한 가구도 공급할 수 없는 헛공약이자 지나친 인기영합주의”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을 향해 “10년 전 아이들 점심값 안 주겠다고 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본인 직을 걸었다”며 “스스로 물러난 시장이 다시 표를 구하는 것은 굉장히 명분이 없다”고 되받았다. 오신환 전 의원이 자신을 향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와 닮았다며 “나경영”이라고 비꼰 데 대해서도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면 나경영도 좋다. 민선 2기가 되면 이자 지원을 더 많이 해드리겠다”고 받아쳤다.

여야 후보 간 설전도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 뛰어든 이언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우상호 의원을 향해 “5·18 기념일 전야제 날 단란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들을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였다”며 “낯부끄러운 추태를 보인 우 의원의 출마 자체가 국민 무시 행위”라고 비난했다. 우 의원과 여권 386 정치인들이 2000년 5월 17일 광주 가라오케를 찾았던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우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전 의원 두 분의 철새 행보를 비판했더니 이 전 의원이 21년 전 일로 나를 공격했다”면서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다. 저의 삶 전체를 놓고 시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전날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와의 토론에서 안 대표와 이 전 의원을 향해 “온갖 정당이라는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확정된 김진애 의원은 수락연설부터 독한 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거품에 도취하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기겠다. 안철수 신기루를 깨끗이 걷어내겠다. ‘특혜 인생’ 나경원이 마음껏 서울을 망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허황된 공약이나 잘못된 언행을 비판하는 발언이라 하더라도 거친 언사만 주목받으면 실익 없는 비방전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책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검증은 필요하지만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후보들은 국민에게 자신의 진의가 잘 전달되도록 표현에 특히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인들 간 공방이 격화되더라도 시민들은 어느 정당 후보의 공약이나 가치가 나의 이익에 들어맞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동우 박재현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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