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죄송해요!" 귀향 포기 '혼설족' 우울한 설 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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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재수생 최모(20)씨는 지난달 11일부터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지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단지 내에서 150평짜리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모(53)씨는 평일 오후 9시 영업제한으로 운동을 하지 못한 직장인 회원들을 감안해 설날에도 평일처럼 일찍 출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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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재수생 최모(20)씨는 지난달 11일부터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지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종합입시학원과 독서실 운영이 제한돼 밤늦게까지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돈을 학원 등록비에 들인 만큼 ‘설날에 집에 하루만이라도 들렀다 가라’는 부모님 제안도 거절했다.
최씨는 9일 “지난해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대로 학업에 열중하지 못한 것 같아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올해는 감염병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 최씨의 간절한 마음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맞는 설 연휴에 ‘혼설족’(혼자 설날을 보내는 사람)을 자처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감염병을 피해 일찌감치 기숙학원에 들어간 재수생부터 고용 한파 속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구하려는 대학생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코로나 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비대면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휴학을 선택했던 고모(22)씨는 설날에 단기 아르바이트에 나서기로 했다. 겨울방학 동안 대기업 인턴을 하려고 했었으나 지원한 7곳의 기업에서 모조리 탈락했다는 고씨는 “인턴은 고사하고 하마터면 카페 알바 자리도 경쟁률에 밀려 구하지 못 할 뻔했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부모님께 괜한 걱정만 끼쳐드릴까봐 염려돼 연휴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최근 점등 시위를 이어가며 정부의 방역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그나마 명절 특수라도 노려야 하지 않겠냐는 한탄이 나온다. 서울 중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40대 김모씨는 “그나마 예년과 달리 올 설날에는 지방에 못 내려가고 서울에 상주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휴 기간 내내 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씨에 따르면 카페 영업을 시작한 지 6년이 넘었지만 연휴 기간 매일 영업을 해야겠다고 작심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카페업주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다들 백신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언제 다시 영업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카페인데도 마치 계절 장사처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기분’으로 영업한다는 댓글도 봤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단지 내에서 150평짜리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모(53)씨는 평일 오후 9시 영업제한으로 운동을 하지 못한 직장인 회원들을 감안해 설날에도 평일처럼 일찍 출근할 계획이다. 김씨는 “최근 서대문구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강화된 영업제한 명령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면 항상 확진자가 늘어났던 만큼 설날이 끝나고 난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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