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8조 줄고, 100조 적자..국고도 코로나 직격탄

조현숙 2021. 2.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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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2년 연속 세수 감소
선거 앞 정치권 또 "세금 풀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지난해 국세 수입이 1년 전과 비교해 8조원 가까이 줄었다. 2년 연속 세수가 감소한 건 처음이다.

반면 나라 살림의 씀씀이는 크게 늘었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관리재정수지(사회보장성 기금 제외)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98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쓴 돈이 거둬들인 돈보다 100조원 가까이 많았다는 의미다. 세 차례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불어나는 나라살림 적자.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가 회계장부(총세입·세출부)를 마감한 결과를 9일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국세로 285조5000억원을 거뒀다. 2019년과 비교하면 2.7%(7조9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기업 경영실적과 내수 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55조5000억원으로 1년 전과 견줘 16조7000억원(23.1%) 줄었다. 201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부가가치세 수입은 5조9000억원(-8.4%) 감소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부가세의 15→21%)에 따라 기존에 국세로 잡았던 부가세수 일부를 지방세로 편입한 영향도 있다.

법인·부가세 감소를 상쇄한 건 부동산·증권 관련 세금이다. 지난해 정부는 양도소득세로 1년 전보다 7조6000억원(46.9%)을 더 걷었다. 종합부동산세는 9293억원(34.8%) 증가했다. 상속·증여세수도 2조원(24.6%) 늘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으로 증시 거래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증권거래세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증권거래세 수입은 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배 가까이(95.8%) 급증했다.

김선길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예산을 편성하며 추산했던 것보다 양도세·증권거래세 등이 늘었다. 실제 국세 수입은 4차 추가경정예산(279조7000억원) 대비 5조8000억원 많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증권 관련 세수 증가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정부 씀씀이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모자란 돈은 대부분 정부가 빚을 내(국채를 발행해) 메웠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82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에는 1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 선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쏟아내는 선심성 지원 예산은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조~3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영업 손실보상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국민에게 매월 50만원을 지급하는 ‘한국형 기본소득제’를 들고나왔다. 적게는 연간 100조원에서 많게는 200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이다.

내수 경기는 가라앉고 세수 사정이 빠듯한 상황이라 선심성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빚잔치’ 말고는 답이 없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지율 경쟁에 매몰돼 주요 대권 주자들이 세수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힘을 합쳐 방어하는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의 방관 속에 경제부처가 정치권 논리에 밀리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올해와 내년 재정 상황이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세종=조현숙·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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