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인사청문회, 맹공격 나선 野..논문 베끼기·도덕성 등 검증(종합)

금보령 2021. 2. 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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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9일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사 논문 베끼기', '병가 내고 가족여행', '배우자·딸 학비' 등 의혹에 대한 야당의 맹공격이 이어졌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박사학위 논문과 보고서 상당 부분 동일"VS"표절 아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황 후보자의 2018년 박사학위 논문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황 후보자의 논문이 '스마트도시 해외사례와 발전방향'이라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와 상당 부분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017년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나온 것이다. 당시 황 후보자는 국회 국토위원으로 있었다.

배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의 논문은 보고서 속 스마트도시의 정의와 해외 개념 등 상당 부분을 영문으로 직역했으며 일부는 똑같은 사진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보고서는 본 적이 없다"며 "논문은 졸작이지만 제가 쓴 건 맞다"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국내 스마트시티 관련해 논문이 거의 없어 기준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표절은 25%를 넘어야 하는데 (내 논문은) 5% 미만"이라고 말했다.

당시 연구보고서는 국문으로 작성됐고, 황 후보자의 논문은 영문으로 제출됐다. 배 의원은 "황 후보자의 지도교수가 해당 논문을 국문으로 심사했다고 했다"며 국문 논문 제출을 요구했다. 황 후보자는 "국문으로 쓰고 (영어로) 번역을 맡겼다"면서도 국문 내용을 폐기해 제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병가 내고 스페인 여행', '3인 가족 한 달 생활비 60만원', '배우자·딸 유학 경비' 등 의혹 줄줄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병가를 내고 스페인 여행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황 후보자를 질타했다. 황 후보자도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인정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의원실 근무 경력 없는 비서들의 단순한 행정 실수'라고 해명해왔다. 다만 이날 황 후보자는 "그래도 변명을 드리자면 가족이 해외여행을 나갔을 때는 본회의가 없었다"며 "해외로 나간 뒤에 본회의가 잡혔고, 그때 참석 못한 의원들이 저 말고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3인 가족 한 달 생활비 60만원' 의혹에는 "(월 생활비) 60만원 관련해 저는 60만원 말한 적이 없다"며 "실제로는 300만원"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따르면 2019년 그의 세후 소득은 1억38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 월세, 보험료, 예금, 채무상환금 등을 제외하고 황 후보자의 세 가족이 지출한 금액은 720만원이었다. 월 평균 60만원 정도다.

황 후보자는 "언론에 나온 거 보면 제 생활비 중 집세 빼고, 보험료 빼고, 학비 빼고, 카드 잡힌 게 720만원이다. 어떤 게 전제되냐면 제 통장에는 돈이 제로(0)일 것"이라며 "이런 게 합쳐져서 60만원 계산됐는데 실제 따져보면 학비 빼고 300만원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황 후보자는 "저희집에서는 최소한 아껴 써야 나중엔 아이 학비도 남기고 하지 않나 하는데 그게 잘못 전달됐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족 계좌가 46개로 '너무 많다'는 지적에는 "저는 계속 (총선) 예비후보로 두 번 떨어지고 계속 출마를 했다. 대부분 소액 계좌인데 계좌 안에 돈이 얼마 있는지 모른다"며 "새로 발급하고 그러다 나중에 복잡하면 또 정리한다. 계좌가 지금도 몇 개인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와 딸의 유학 경비에 대해서도 황 후보자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황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 유학비 내역을 확인해보니 연평균 5000만원에서 적게는 2700만원을 쓴 것으로 나왔다"며 "씨티은행 국내계좌에 예치해 외국에서 인출 사용하는 형태였다고 답변했지만 한국은행에서 제출 받은 외환거래내역 자료에는 이런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자는 "배우자의 친언니가 바로 앞집에, 제 동생도 인근에서 살고 있었다"며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황 후보자의 자녀를 위한 '편법 조기유학'도 언급했다. 당초 황 후보자 배우자가 진학을 위해 유학을 갔고, 자녀를 동반해서 갔다고 했으나 오히려 자녀의 진학을 위해 배우자가 편법 동원해서 간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어서다.

이 논란에 대해 황 후보자는 "아내가 학생비자(F1)로 미국에 가서 뉴욕대 TC스쿨과 보스턴 스미스칼리지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다"며 "딸은 알링턴의 차상위 계층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에 다녔는데, 만약 딸의 조기 유학이 목적이었다면 그곳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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