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최측근' 심재철 "검찰, 구속 좋아하는 건 모욕"

이가영 2021. 2. 9. 21: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재철 신임 서울남부지검장. 사진은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에 참석한 모습.. 오종택 기자

심재철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취임 일성으로 ‘절제된 검찰권’을 강조했다. 심 지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주요 요직을 거치며 법무부 내 ‘최측근’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심 지검장은 9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진정한 검찰의 변화는 우리들의 생각과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하다”며 “인권 중심으로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사고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는 본질적으로 치명적인 인권 침해 행위로 절제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구속을 실적으로 삼고 좋아하는 것 역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모욕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지검장은 ‘먼지털기식 수사’와 ‘별건 수사’의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적법 절차와 과잉금지 원칙에 따라 수사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방향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되고 오히려 거짓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절차적 정의에 만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지검장은 또 “과잉된 검찰권의 개입은 정치적 중립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고 선택적 개입으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도 있다”며 “모든 경우를 수사의 잣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 스스로 직접 수사를 하면 편향된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고 수사는 곧 기소로 이어지기 쉽다”며 “직접 수사를 하기보다는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제하고 기소 여부 판단, 공소 유지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지검장은 추 전 장관의 첫 번째 인사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 부임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거쳤고 지난 7일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남부지검장으로 전보됐다. 지난해 법무부와 대검 갈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