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전원 마포빌딩 근무" LG, 청소노조에 사실상 마지막 협상안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옥에서 56일째 이어지고 있는 청소노조의 농성에 LG 측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안을 내놨다. 청소노조의 주요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는 내용이다.
LG트윈타워 관리를 맡은 LG 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S&I)과 청소 용역업체인 지수INC(지수)는 9일 ▶농성 중인 노조원 30명 전원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LG마포빌딩에 채용하고 ▶65세가 넘는 노조원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협상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중재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다.
청소노조의 시위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이날까지 트윈타워 사옥 로비 1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S&I가 지난해 말 지수에 ‘서비스 품질 저하’를 이유로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고, 지수 소속으로 트윈타워에서 일하던 82명에 대한 근로계약도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계약이 종료됐다.
그동안 청소노조의 요구는 크게 ▶노조원 전원이 트윈타워에서 계속 근무하고 ▶만 65세인 정년을 연장해 달라는 두 가지였다. 지수 소속으로 트윈타워에 근무하던 82명 중 현재 농성 중인 노조원은 30명이다. 나머지는 위로금을 받고 새 사업장으로 옮기거나 만 65세가 넘어 정년퇴직한 상황이다.
하지만 S&I와 지수 측은 트윈타워 근무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새로 트윈타워의 청소용역 계약을 수주한 백상기업 소속의 새로운 청소노동자 90여 명이 이 사옥에 근무하고 있어서다. 김중권 백상기업 대표는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기존 업체가 서비스 문제로 재계약을 못 했는데 기존 인원을 승계할 이유가 없다”며 “회사 운영방침대로 인력을 새로 뽑았고 이 중에는 지수 소속 직원도 10여 명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 측은 그룹 계열사가 소유한 건물 중에서 트윈타워와 가장 가까운 LG마포빌딩에 노조원 30명 전원을 재채용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그동안 전환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노조원 30명을 각각 다른 사업장으로 흩어놓아 노조를 와해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S&I 측은 “30명 전원을 한 곳에서 채용하면 노조 와해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트윈타워에서 3㎞ 정도 떨어져 있는 LG마포빌딩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LG가 소유하고 있다. 지수 본사도 이곳에 입주해 있다.
S&I와 지수 측은 만 65세 이상 인력의 고용도 유지하겠다고 제안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정년은 만 60세지만, 만 65세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어서 근무할 수 있다.
청소노조는 시민·노동단체와 연대해 9일 트윈타워와 마포구 LG마포빌딩,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청와대 앞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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