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논의중단'에 주가 떨어진 기아, 3월 첫 전기차 공개

김영민 2021. 2. 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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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공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아]

새해 들어 '자동차'를 사명에서 떼 낸 기아가 "전기차(EV)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9일 소셜미디어 '유튜브'로 공개한 '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서다. 기아는 최근 '애플카' 협력을 논의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한때 10만원을 넘어섰다가, "애플과의 논의가 중단됐다"고 발표한 이후에는 주가가 15% 가량 떨어졌다.


첫 전용 전기차 'CV' 3월 공개
이날 기아는 사업구조 개편의 3대 축으로 EV와 목적기반차량(PBV), 모빌리티 사업 확대 등을 명확히 제시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사장)는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한 시간 분량의 영상에 기아의 새 슬로건인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전기차 메이커로 변신할 기아의 첫 차량은 'CV'이다. 올 3월 최초 공개하고 7월 출시하는 CV는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하고 제로백(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3초대의 고성능 차량이다. 기아는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개 모델,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한 4개 모델 등 총 11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카니발 같은 MPV와 SUV 차량도 포함된다.

기아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CUV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 CV는 이 콘셉트카 디자인을 기반으로 양산된다. [사진 기아]

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도 새로운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 기아에 따르면 PBV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를 반영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맞춤 형태의 차량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 시장은 줄어들고, 기업의 구매는 늘고 있다는 게 기아의 판단이다. 기아는 이에따라 내년부터 택시 형태의 PBV뿐 아니라 물류배송용·캠핑용 PBV를 출시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돼 PBV 영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빌리티 사업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차량 구독 및 공유 서비스로 특색을 갖추기로 했다. 유럽 주요 시장에는 차량 구독 서비스 '기아서브스크립션'을 연내 출시한다. 기아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차량 공유(카 셰어링) 서비스 '위블'로 회원수 18만명, 연매출 6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사업 올해부터 흑자 구간 진입
기아는 이날 중장기 전략뿐 아니라 재무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회사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급감했던 지난해 2분기에도 타 업체와 달리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기초체력이 크게 개선됐다"며 "2022년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5% 대비 6.7%, 2025년은 6%에서 7.9%까지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아의 2020년 분기별 영업이익률. 자료: 기아 CEO 인베스터데이 유튜브 캡처

기아의 주력 상품이 될 EV와 관련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주 부사장은 "이미 전기차 수익성은 2020년 손익분기점을 통과했다. 사업 초기 적자 구간을 지나 올해부턴 CV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애플카 이슈에 묻혔던 펀더멘털 개선에 당분간 주목할 시점"이라며 "1분기 호실적,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등 미래차 경쟁력을 갖고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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