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로 줄이고, 기준 간단하게" 중수본 '거리두기' 개편 논의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높은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현행 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단계별 기준을 간단 명료하게 개편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기준, 다중이용시설 개선방안 등을 검토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토론회 모두 발언에서 “정부는 앞으로 운영 제한은 최소화하면서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거리두기 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기모란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행 5단계(1, 1.5, 2, 2.5, 3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구성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제안했다. 기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줄이고 기준을 간단하게 해 (단계를) 매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확진자 급증 시에는 기준을 1개만 만족해도 빠르게 단계를 상향하고 안정 시에는 기준을 모두 만족할 때 하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를 조정하는 기준은 하루 확진자 수(지역 발생 기준), 감염 재생산지수, 하루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 임시 선별검사 양성률 등을 제시했다. 기 교수는 이 모든 기준을 ‘7일 평균값’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말을 포함해 7일을 지켜봐야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제안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르면 1단계는 의료체계 감당 범위 내 안정적 유지가 가능하거나 확진자가 감소 경향을 보이는 상황이다. 기준은 일일 확진자 200명 미만(인구 100만 명당 4명 미만), 감염 재생산지수 0.8 미만, 하루 검사 양성률 1% 미만, 임시 선별검사 양성률 0.1% 미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할 때로 제안했다.
2단계는 유행 확산도가 높아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으로 세부기준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급격한 유행으로 의료체계를 위협하는 3단계는 일일 확진자 500명 이상(인구 10만명당 1명 이상), 감염 재생산지수 2 이상, 하루 검사 양성률 3% 이상, 임시선별검사 양성률 0.3%를 이상 가운데 1개 이상 조건을 만족할 경우로 했다.
단계별 방역 수칙을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1단계는 사적 모임을 10명 미만으로 하고 대규모 행사는 100인 미만으로 제한했다. 집단 시설 검사는 월 2회 이상 진행하되 영업시간에 제한을 두진 않았다. 영업시설에 가림막 설치와 띄어 앉기를 권고하고 환기·소독도 권고한다. 종교모임은 시설 규모의 50% 이내로 하고 재택근무는 20% 이상, 스포츠 관람은 경기장의 50% 안으로 제안했다.
2단계에서는 사적 모임 규모를 5인 미만, 행사 규모는 50인 미만으로 3단계에서는 사적 모임 3인 미만, 행사 규모 10인 미만으로 제한했다. 집단 시설 검사는 2단계는 주 1회 이상, 3단계를 주 2회 이상으로 하고 영업시간은 2단계 밤 12시 이후, 3단계 오후 9시 이후로 금지한다. 2단계에서는 영업시설은 가림막 설치가 의무화되고띄어 앉기는 권고하는 반면 3단계에서는 둘 다 의무화한다. 환기와 소독은 2단계와 3단계 모두 의무화한다.
종교모임은 2단계는 20% 이내, 3단계는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재택근무는 2단계는 50% 이상, 3단계는 필수인력 외 전원으로 확대하고 스포츠 관람의 경우 2단계는 30% 이내, 3단계는 무관중 경기로 할 것을 제안했다.
질병의 역학적 특성, 방역 원칙, 방역 효과 등을 과학적으로 기획·연구·평가하는 전문 싱크탱크의 필요성과 소상공인 보호 관련 지적도 나왔다. 기 교수는 “증거를 기반으로 한 방역 정책을 위해서는 ‘질병 정책연구소’가 필요하다”며 “빅데이터나 의료 수준 사회 경제적 특성에 맞는 코로나 방역 정책을 개발하고 보완해야 하고 방역 정책으로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된 소상공인의 손실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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