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부회장, "부산공장 생산성 높이지 않으면 한국 떠난다"

김영민 2021. 2.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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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부산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점검했던 모조스(사진 오른쪽) 르노 부회장. [사진 르노삼성]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의 최근 파업 움직임과 관련, "지켜야 하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르노그룹 본사 차원에서 부산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철수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 부회장 "부산공장 생산성 향상 미흡"
9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사진) 르노그룹 제조 및 공급 총괄(부회장)은 사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부산공장에서 생산중인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의 수출 물량을 포함해 생산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취지다.

모조스 부회장은 "생산성을 향상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최고 경영진을 설득해 뉴 아르카나(XM3) 유럽 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는데 2020년 말 기준으로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에 근거한 르노그룹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부산공장은 전 세계 19개 르노 생산기지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공장제조원가 순위만 놓고 보면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전 세계 19개 공장 중 17위에 그쳤다.

르노삼성 제조경쟁력 순위 자료: 르노삼성


한국 생산기지의 고임금·고비용 체계 역시 르노본사의 지적 대상이 됐다. 모조스 부회장은 "스페인과 비교해 부산공장의 제조원가는 두 배에 달한다. 여기에 운송비까지 추가할 경우 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유럽으로 배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생산기지 역할 충실해야" 경고도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 생산직 근로자의 파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은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업 사태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XM3가 유럽시장에서 외면받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이어 "부산공장은 스페인 공장과 동일한 수준의 제조원가로 XM3를 생산해 유럽에 전달해야 한다"며 "이는 부산공장이 준수해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찬성을 가결했다. 지난해 10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파업이 가능한 상태다.

르노그룹 본사. [사진 르노삼성]


한편 르노그룹은 전세계적으로 '르놀루션'이라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최근 브라질에서 1300여명을 감원했다. 신입사원 임금도 20% 삭감했다.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주기도 4년으로 변경했다. 한국에선 산별노조 체제에 따라 임단협 주기가 1년으로 고정돼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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