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은 앱 '로빈후드'..잔액 -8억 표시에 20대 극단선택
미국의 20대 청년이 주식으로 73만 달러(약 8억 1380만원)를 잃었다고 착각해 목숨을 끊었다. 이와 관련 청년의 부모는 온라인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목숨을 끊은 알렉스 컨스의 부모는 "로빈후드의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공격적인 술책과 관리 의무 소홀로 비극이 발생했다"며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컨스는 고교 졸업 전인 지난해 로빈후드를 통해 옵션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11일 로빈후드 앱에서 잔액이 마이너스 73만 달러인 것을 확인했다. 선물과 현물 사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차에 따른 것으로 풋 옵션을 행사하면 지워질 잔액이었지만 이를 알지 못한 컨스는 당황했다.
그는 로빈후드 고객센터에 세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컨스는 사망 전 부모에게 남긴 편지에서 "소득이 없는 20세가 어떻게 100만달러 레버리지에 투자할 수 있냐"며 "이렇게 많은 돈의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었고, 가진 돈만 걸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유족 측 변호사는 "빚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73만달러를 빚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다"며 "누구라도 패닉(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CBS 뉴스 측에 말했다. 실제로 컨스는 빚을 지지 않았으며 그가 사망한 다음날 로빈후드는 "마진콜이 충족돼 거래 제한이 해제됐다"는 자동 이메일을 보냈다.
유족은 로빈후드가 즉각적인 전화 상담 서비스만 제공했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 주장한다. 엄마인 도로시 컨스는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로 다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 절차를 간소화하고 수수료를 폐지해 20대 젊은층 고객을 확보해왔다. 앱 다운로드 건수는 최근 하루 100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로빈후드 이용자는 2000만명이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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