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빠져 숨졌다'던 10살, 이모부부 폭행·물고문했다

신소영 2021. 2. 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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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집에 맡겨졌다 숨진 열 살 여아가 이모 부부의 학대로 인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부는 조카를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가학 행위를 하다 숨지자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한 것이다.

그러던 중 A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B씨 부부는 행위를 중단하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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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모 부부 "훈육 차원에 물에 넣었다 빼는 행위 몇 번해" 진술
아이 몸 멍·상처에 손목에 묶인 자국도
10살 여자아이 학대 사망사건 발생 후 폴리스라인이 쳐진 용인시 내 아파트 입구. 연합뉴스

이모 집에 맡겨졌다 숨진 열 살 여아가 이모 부부의 학대로 인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부는 조카를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가학 행위를 하다 숨지자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한 것이다.

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숨진 A양(10)을 최근 3개월간 맡아 키운 B씨 부부(40대)는 “아이가 요새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어제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던 중 A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B씨 부부는 행위를 중단하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고 8일 낮 12시35분쯤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이던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은 A양 온몸에 난 멍을 발견하고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씨 부부로부터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적은 있다”는 진술을 받아 이들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후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물을 이용한 학대 사실을 털어놨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A양의 시신에서는 주로 익사한 경우 나타나는 선홍색 시반(사후에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이 보이지 않아 익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양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도 “속발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즉 ‘물고문’과 그전에 이뤄진 폭행이 쇼크를 불러온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A양의 시신에서는 허벅지 등 몸 곳곳에 폭행으로 생긴 멍 자국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 부부 집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파리채와 플라스틱 빗자루에 맞아 생긴 멍과 상처로 파악됐다. B씨 부부도 이를 폭행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A양의 팔 부위에서는 무엇인가에 묶였던 흔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B씨 부부가 A양을 결박한 뒤 폭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A양의 정확한 사인은 자세한 부검 결과가 나오는 2주 정도 뒤에 확인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확인될 A양의 정확한 사인과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B씨 부부의 혐의를 살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씨 부부에게는 현재 함께 살지 않는 자녀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B씨 부부가 친자녀들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A양은 B씨의 동생인 A양의 친모가 이사 문제 등으로 A양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B씨 부부에게 맡겨진 이후 3~4개월 동안 B씨 부부의 집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A양과 관련된 학대 의심 신고는 접수되진 않았다. 다만 사건이 드러난 후 이웃들은 “아이가 늘 혼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신소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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