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어래이. 보고싶지만 우야겠노"

경북 의성군, 코로나19 확산으로 설 명절 고향 찾지 못하는 출향인들 영상편지 인기

[조정훈 기자]

▲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설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의성군 출향민들이 부모님에게 안부를 전하는 영상편지를 보냈다. 어르신들이 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어래이!(모두 집에 가만히 있거라)"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설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출향인들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영상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추석에 어르신들이 자녀에게 보낸 영상편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경북 의성에 이번에는 응원이 담긴 영상편지가 답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성군이 지난달 15일부터 SNS를 통해 출향인들에게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안부영상 편지를 보내 달라'고 공지하자 영상을 보내겠다는 답이 1000여 명으로부터 돌아왔다.

영상편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날아들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타오(37)씨의 부모는 딸과 사위에게 그리운 마음을 담은 영상을 보냈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의성군 점곡면 출신 김정훈(32)씨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잘 지내고 있다며 안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많은 호응이 있자 의성군은 장혜진 선수(양궁 국가대표)와 박정우 선수(의성군청 씨름단), 중국 함양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연 씨등이 참여한 동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인 '의성TV'와 SNS에 게시하며 이동 자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영상편지를 받은 한 어르신은 "그래, 마카다 집에 가마이 있으래이"라며 "보고싶지만 우야겠노, 그래도 건강한기 최고지"라고 답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남사시러아서(부끄러워서) 아들한테 이런 말 당초 못해봤는데 보고싶다 말도 해보고 하이 좋네"라고 전했다.

의성경찰서와 의성소방서 등 유관기관도 영상을 보내준 출향민들에게 답장을 보내 동참하고 나섰다.

의성경찰서는 "사랑하는 가족이 보고 싶은 애틋한 마음 크실 것으로 알지만 조금만 더 미뤄주셨으면 한다"며 "저희가 지역사회와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설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설 명절에도 그리운 얼굴들을 직접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많은 분들이 안부영상을 보며 용기를 내 사랑하는 마음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또 "자녀분들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어르신들이 설명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의성군은 설에 내려오지 못하는 자녀들의 걱정을 덜고 어르신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홀몸어르신 1000여 명에 대해 설 연휴동안 적극 돌봄을 실시한다.

연휴기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명절음식을 전달하고 세배도 드리며 자녀들이 보내온 영상편지를 보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