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조민 합격 한일병원에 조롱 현판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8일 오후 2시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 정문 앞에는 이와 같은 문구가 적힌 현판이 달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한일병원에 인턴으로 채용되자,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 ‘신(新)전대협’이 이를 풍자하기 위해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이들은 한일병원을 향해 “환자들보다 조민이 더 소중하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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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인턴 채용 풍자 퍼포먼스 열려
이날 신전대협 소속 4명의 대학생은 한일병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방식으로 ‘한일병원 인턴채용 규탄 현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일병원,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습니까”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조씨의 채용을 비꼬는 풍자성 현판과 축하 화환을 정문 앞에 설치했다.
조민씨는 지난 4일 한전전력공사 산하의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일병원에 인턴으로 합격했다. 이번 인턴 채용에는 조씨를 포함한 지원자 3명이 전원 합격했으나, 한일병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합격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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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원, 양심과 의료윤리 회복해라”
한일병원 앞에서 이날 성명을 발표한 김태일 신전대협 의장은 “법원이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를 유죄로 선고함에 따라 조민의 입시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며 “의사 면허는 물론이고 학위마저 취소될 가능성이 큰 지원자를 인턴으로 선발한 것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의사들은 피해를 보는 환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지 않도록 조민의 의사면허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외치는데 한일병원은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으냐”며 “지금이라도 양심과 의료윤리를 회복해 적절한 조처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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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친정부 병원 인증”
병원 정문 앞에 설치된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 문구의 현판 옆에는 조씨의 채용을 풍자하기 위한 축하 화환도 설치됐다. 화환에는 “경축 한일병원” “친여 친정부 병원 인증”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신전대협 측은 “한일병원에는 여권 유력 정치인의 아내가 근무하고 있다”며 “병원을 운영하는 한전은 이전에도 대선 캠프 출신 등 정치권 인사나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한 특혜 채용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라는 주장도 했다.
앞서 지난 5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이 한일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을 지적하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탈락하고, 하필 민주당 정청래 의원 부인이 부서장으로 있는 한일병원에서 (조씨가) 1등으로 합격했다면 특혜 가능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내는 해당 병원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의사 채용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며 조씨의 인턴 합격을 축하했다.
신전대협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활동을 해온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로, 지난 1987년에 결성됐다가 해체한 대학 운동권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와는 무관하다. 이들은 전대협의 이름을 풍자하고자 이 명칭을 사용하며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신전대협 소속 대학생이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풍자 대자보를 붙였다가 ‘건조물침입죄’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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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 침입·시설물 훼손 논란도
한편 이날 신전대협 측의 현판식이 사유지 침입과 시설물 훼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한일병원 측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서 법적 대응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양면테이프 사용해 정문 앞 한일병원 간판에다 현판을 붙였다가 기자회견 종료 후 제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자회견 직후 현판을 바로 제거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향후 한일병원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현행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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