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책 "고칠 것 있다"는 박영선..강난희 편지 반응은
“대체로 저는 박원순 시장님의 정책들이 대부분은 상당히 잘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분적으로 조금 고칠 것들이 있긴 합니다.”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 처음으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표 정책의 수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전 장관은 처음에는 “박원순 시장 1기, 2기에는 생활형 시장으로서의 접근을 하셨다”고 지난 업적을 추켜세웠다. 하지만 뒤이어 “(박 전 시장이) 서울의 미래, 장기 프로젝트를 3기에 시작하시려다가 멈췄다”며 “제가 보기에는 취사선택을 할 부분이 있다. 이번에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서울시민들에게 말씀드린 6가지, 그러니까 이 시대를 관통하는 여섯 글자가 바로 ‘서울시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환은 지금까지 해온 것 중 잘못된 부분을 과감히 뜯어고치겠다는 표현이다.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전 장관은 “부동산 부분에 있어서의 부분은 제가 접근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답했다. “나는 도시지리학을 전공했다. 서울을 ‘21분 도시’로 만들겠다”고 한 그는 구체적 부동산 공약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서 “박원순의 계승자”를 자처한 우상호 의원과 박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온도차를 드러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우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정책들을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출마 선언 직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우 의원은 “박 전 시장에 대한 평가, 사과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양성평등전담부서’를 시장 직속으로 두고 부시장과 주요 실·국장의 여성 비율부터 신경 쓰겠다”고만 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떠받쳤던 박 전 시장 지지율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상대적 인지도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여권 인사는 “미투 의혹과 사망으로 궐석을 만들었다는 ‘박원순 책임론’은 당원 등 지지층에 여전히 민감한 이슈”라며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박영선이 우상호보다 단호한 반응을 보이는 게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무엇이 경선에 유리할지는 두고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선 레이스를 앞둔 두 후보 간 대립은 점차 각이 서는 모양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금태섭 전 의원을 품을 수 있다”고 한 박 전 장관 발언을 두고 “왜 이 말씀을 하셨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이 말씀은 내가 볼 땐 거두시는 게 좋다”고 날을 세웠다. 여야를 망라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박 전 장관이 확장성을 고민하는 동안, 경선에 사활을 건 우 의원은 선명성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 여사 자필 편지를 두고도 이 같은 차이가 도드라졌다. 우 의원 캠프 관계자는 “서울시청 ‘6층 사람들’에게 내부적으로 확인해보니 그 편지는 강 여사가 직접 쓴 것이 맞다”며 “가족 입장에서야 ‘꼭 목숨을 버려야 했을까’라는 안타깝고 억울한 심정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우 의원 캠프에는 구(舊)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핵심 보직에 포진해있다. 민주당 의원 중 박 전 시장과 가까운 의원들은 우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반면 박 전 장관 캠프에서는 해당 편지에 대해 “실제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며 “후보로서 언급할 내용은 아니다. 참 난감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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