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때린 나경원 "4년전 김명수 임명 동의하지 않았나"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이었거든요.”
8일 라디오에 나온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사회자가 김 대법원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뜸 안 대표 얘길 꺼냈다. 나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이 표를 몰아주면서 (동의안이) 통과됐을 때, 지금 이런 상황이 예견됐던 것”이라며 “안 대표가 야권 후보로 열심히 뛰는 게 참 모순적인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2017년 9월 국회에서 찬성 160인, 반대 134인으로 가결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21석으로, 국민의당(40석) 의원 중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됐는데 나 전 의원이 이를 꼬집은 것이다.
안 대표는 최근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던 터였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도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이 거대 괴물 여당과 눈치만 살피는 ‘쫄보 수장’의 합작품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김 대법원장은 그만 거취를 결정하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나 전 의원의 직설 화법에 대해 야권에선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신경전이 본격화 됐다”는 말이 나온다. 나 전 의원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 다른 주자들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국민의힘 경선 참여’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안 대표가) 스스로 불안정하니까 이 얘기했다 저 얘기했다 하는데, 그런 얘기에 끌려다닐 수 없다”며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당선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입당할 수 없다고 한 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양반(안 대표)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식이 안 돼 그러는지 모르지만, 국민의힘이 4·15 총선 때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안 대표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이 그대로 써준 대로 읽은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4일 라디오 인터뷰)고 지적하는 등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이나 경선 참여 여부가 결론 나기 전만 해도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대표에 대한 공격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기류가 있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국민의힘 후보 대 안 대표’의 단판 승부로 좁혀가자 공세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후보’는 다음 달 1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그 3일 후인 4일에 결정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설 연휴를 전후로 안 대표의 공약이나 행보에 대해 견제구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대표 측은 “제 살 깎아 먹기”라고 반발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야권 단일화의 파트너 격인 후보에게 무분별한 공세를 이어가는 게 유감스럽다”며 “4년 전 누가 김 대법원장 임명에 동의했는지를 놓고 지금에 와서 진흙탕 싸움을 벌일 때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총구가 엄한 곳을 겨냥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영세 의원은 “우리당 후보가 되는 게 최선이나, 김종인 위원장이 (민주당 후보도 아닌) 안 대표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서울시장을 여권에 상납하는 일만은 피하라는 것이 우파 정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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