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낳은 역차별]돈 벌었지만 망사용료도, 세금도 못낸다..IT공룡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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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공룡들은 국내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정작 망 사용료는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 망 사용료 관련 법적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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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테이블 앉는 것조차 거부
중재기관 패싱까지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공룡들은 국내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정작 망 사용료는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동일한 콘텐츠제공사업자(CP)로서 연간 수백억원씩 이용대가를 내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망 사용료 이슈는 단순히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CP 간 계약사항에 그치지 않는다. 끊이지 않는 역차별 이슈는 물론 이용자 요금 부담, 더 나아가 국내 인터넷 망 생태계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망 사용료 못내” 글로벌 IT공룡 소송전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 망 사용료 관련 법적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브로드밴드는 오는 4월 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분쟁 관련 3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며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9차례에 걸친 SK브로드밴드의 협상 제안은 물론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과정조차 패싱하고 법정으로 직행했다.
페이스북 역시 망 사용료를 놓고 방통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와의 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속도를 떨어뜨렸다고 판단해 2018년 초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 2심 모두 승소했다. 상고 방침을 밝힌 방통위 관계자는 “제도 허점 탓”이라며 "이에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집행력 확보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선 망 사용료 지불
이 같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글로벌 공룡들이 한국에 망 사용료를 지불할 의지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CP들이 망중립성(ISP가 모든 콘텐츠를 차별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망 사용료 부담을 회피하고 있는 데 대해 "당초 망중립성은 중소 CP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성격의 규제로, 구글이나 넷플릭스는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국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식으로 법인세 규모를 줄이는 조세 회피 꼼수 논란으로도 비판받고 있다.
글로벌 CP들이 해외 다른 국가에서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트래픽 지체 현상이 심각해지자 2014년께부터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등 미국 주요 ISP와 망 이용대가 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도 2013년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와 관련 계약을 맺은 사실을 오렌지 경영진 측이 밝혔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한 구글의 일일 트래픽량은 전체의 25.9%로 카카오(1.8%)의 18.5배, 네이버(1.8%)의 14.4배였다.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해외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이 지불한 금액은 2017년 한 해에만 1100억원대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역차별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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