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캠핑카 없어도 돼요, 천만원대로 차박 꿈 이뤄드립니다
[글 이현주]
▲ 문성호씨가 개조한 캠핑차 모습 |
ⓒ 이현주 |
코로나 시대 답답함의 탈출구로 '차박(차를 세워두고 먹고 자며 머무는 여행)'과 캠핑이 유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차박을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올릴 정도가 되다 보니, SUV 차량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났다.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차박이 가능한 SUV가 출고된단다. 게다가 차박이 가능한 SUV 차량 가격은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지난해 2월말 정부가 발표한 캠핑카 관련법에 따라 캠핑카 튜닝이 허용됐으며, 개조전 차량 가격을 과세대상서 제외해 캠핑카 이중과세가 해소됐다. 중고 스타렉스와 봉고 차량을 캠핑카로 꾸미는 캠핑족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인천 서구에 중고차량을 캠핑카로 튜닝시켜주는 '캠핑카 공장'이 있다. 억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나만의 개성이 담긴 캠핑카를 얻을 수 있다. 캠핑카로 겨울감성여행을 떠나보자. 시동을 끄는 그곳이 당신의 캠핑장이 될 것이다.
▲ '캠핑카공장'을 운영중인 문성호씨 |
ⓒ 이현주 |
문성호씨가 운영하는 '캠핑카 공장'은 가좌동에 있다. 골프선수였던 그가 캠핑카 개조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취미에서 시작됐다.
"20대 초반에 차를 구입, 분해해서 다시 조립 후 도색할 정도로 차량에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차량을 튜닝하고 꾸미는 것이 너무 좋아서 골프선수를 그만두고 의전차량 튜닝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잘나가던 골프선수가 자동차 튜닝회사에 취업하자 식구들은 모두 반대했단다. 그가 들어간 의전차량 개조회사는 벤츠, 스프린터, 쏠라티, 팰리세이드,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 등 다양한 프리미엄 대형 SUV 내부를 VIP 의전차량으로 개조하는 곳이었다. 그는 20, 30대 젊은 시절을 의전차량 개조하는 데 보냈다.
"일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공황장애가 왔어요. 지나친 책임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온거죠."
최고의 의전차량으로 완성되기까지 완벽한 일처리와 공정이 필수였기에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공황장애가 찾아왔고 한동안 사회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집에서 은둔하던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낸 것도 그의 취미였다. 문씨는 오토바이 타는 취미를 살려 오토바이 수전사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전사: 물 위에 특수 필름을 띄운 후 제품을 담갔다 빼, 무늬를 표면에 입히는 수중염색기술)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그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해왔던 자동차, 오토바이 튜닝 기술을 살려 캠핑카 튜닝사업에 뛰어들었다.
"제가 목공에 자신도 있고 캠핑을 좋아해서 캠핑카 개조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캠핑카 개조사업을 시작하면서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평범한 차량이 제 손을 거쳐 멋진 캠핑카로 환골탈태됐을 때 가슴 뿌듯합니다."
그는 손님이 의뢰한 차량을 놓고 어떻게 개조할지 구상할 때 가슴이 떨려온단다.
요즘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고 있단다.
▲ 캠핑카 튜닝 구상중인 문성호씨 |
ⓒ 이현주 |
캠핑카 튜닝은 승합차 실내 탈거로 시작한다. 원하는 배치를 레이아웃해서 손님에게 보내고 손님이 "오케이" 하면 CNC자동목공으로 천장부터 작업이 들어간다. 이때 반은 컴퓨터, 반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싱크대, 침상 등 디테일 작업까지 2주 소요된다. 2주간은 아침 9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공장서 거의 시간을 보낸다.
"TV, 전자레인지, 인덕션, 냉장고, 휴대용변기, 신발장, 무시동히터, 일산화탄소 경보기, 싱크대, MAX팬(환기장치) 등 풀옵션 장착하는 데 1300만 원 정도가 듭니다."
중고 봉고차가 1300만 원으로 남부럽지 않은 캠핑카로 환골탈태된다.
▲ 문성호씨가 튜닝한 캠핑카 외부 |
ⓒ 이현주 |
▲ 문성호씨가 튜닝한 캠핑카 내부 |
ⓒ 이현주 |
"힘든 점은 없어요. 앞으로 꿈이요? 공장을 확장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공장에서 일하는 그가 힘든 점은 없단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행복할 뿐이란다.
그는 말한다.
"젊은 친구들도 가슴 떨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관심이나 취미와 관계없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과연 자신이 원하는 일인지, 그 일을 했을 때 행복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살리면 충분히 직업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 '캠핑카공장' 내부 |
ⓒ 이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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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I-View'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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