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폰도 싼 LTE 요금제로.. 알뜰폰 번호이동 120만건

구은모 2021. 2.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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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한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 번호이동은 총 119만301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알뜰폰 번호이동이 늘어난 까닭은 작년 하반기부터 5G 스마트폰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요금제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여파로 해석된다.

알뜰폰은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워 알뜰폰 사업자 간 번호이동 수요도 많기 때문에 번호이동이 늘었다고 해서 통신사 수요를 그대로 흡수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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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지난해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한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화 2년차를 맞아 갤럭시노트20, 아이폰12 등 5G 스마트폰 출시가 잇따른 가운데 신형 5G 스마트폰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요금제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 번호이동은 총 119만3017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86만5966건)보다 37.7%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월 9만건 안팎이던 알뜰폰 번호이동은 작년 8월 10만명선을 넘어섰다. 이후 11월(11만4974건)과 12월(13만219건)에 2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나타내며 연 100만건을 돌파했다. 전체 번호이동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12월 31.2%로 30%선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월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12월보다 1만7425건(13.4%) 늘어난 14만7644건을 기록했다.

반면 통신3사는 부진하다. KT(8만2098건)와 LG유플러스(8만5550건)로의 번호이동은 두 달 연속 10만건 이하로 내려앉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6%, 25.1% 줄었다. SK텔레콤은 11만2629건으로 전년 동기(14만7696건) 대비 23.7% 감소했다.

최근 알뜰폰 번호이동이 늘어난 까닭은 작년 하반기부터 5G 스마트폰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요금제로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여파로 해석된다. 소비자가 직접 공기계를 구입하고 개통하는 자급제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급제 폰의 경우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5G 요금제에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이통사 판매 모델과 달리, 5G 스마트폰도 LTE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요금제는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 사용해 품질은 동일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통신 3사가 지난해 5G 불법보조금으로 5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것도 알뜰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통신사들이 5G 가입자 수요를 알뜰폰에 빼앗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알뜰폰 업체들도 5G 요금제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를 사용하는 가입자 수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알뜰폰 내 5G 가입 회선은 5905건에 불과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가 1200만명에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숫자로 보기 어렵다.

번호이동과 가입자 증가는 구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알뜰폰은 가입과 해지가 자유로워 알뜰폰 사업자 간 번호이동 수요도 많기 때문에 번호이동이 늘었다고 해서 통신사 수요를 그대로 흡수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알뜰폰은 약정과 위약금이 없어 사업자간 이동이 편하다"며 "이론적으로는 가입자 10명만으로 번호이동 100건도 가능하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알뜰폰 번호이동 중 알뜰폰 내 이동이 35.3%(5만2167건)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내에서도 통신3사 자회사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점으로 꼽는다.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 대기업인 KB금융 리브엠을 합친 알뜰폰 시장 번호이동 가입자 점유율은 1월 10만5000건으로 전체의 68.1%를 차지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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