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학가 살아야 취업정보도 얻는데"..'일'과 멀어진 청년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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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청년임대주택의 공급량이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시세가 주택매입가격보다 높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낮은 주택을 확보하려다 보니 일부 지역에 공급이 치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국가가 매입임대주택을 모든 주에서 사들일 순 없고 구별로 목표에 맞는 가격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강남·서초 등은 상대적으로 공급호수가 적고 다른 구 위주로 공급호수가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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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개구, 경기 16개 지역은 공급 '0'
서초구 3채에 914명 신청
주거불안에 고용불안까지 악재
민간 규제 풀어 수요 물량 맞춰야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문채석 기자]정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청년임대주택의 공급량이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시세가 주택매입가격보다 높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낮은 주택을 확보하려다 보니 일부 지역에 공급이 치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의 주거 안정이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청년임대주택 공급 편차 심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020년 수도권 지역별 청년 매입임대주택 공급내역’에 따르면 서울에선 강남을 포함해 5개 구에, 경기에선 고양을 포함한 16개 지역에 단 한 채도 공급되지 않았다. 인천 계양·중구 등도 사정은 같았다. 청년임대주택사업 경쟁률을 들여다보면 지역별 수요는 공급과 다른 모습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 물량 공급이 가장 많은 중랑구의 경쟁률은 12.3대 1인 반면, 주택 3채를 공급하는 서초구에는 914명이 신청해 30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심·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은 성북과 강동구 역시 100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보였다. 공급지가 수요보다는 시세를 감안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청년들은 주거 문제를 일자리와 연계하는 성향이 강하다. 가급적 일자리나 관련 정보가 많은 지역에 주거를 원한다는 얘기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모(26)씨는 "학교 근처에 있어야 그나마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직장을 못 구한 상태에서 학교 근처인 동작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기 지역에 살고 있는 이모(32)씨는 "청년임대주택을 신청하려고 해도, 공급 자체가 없다 보니 기회조차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직장을 서울로 옮겨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 상황도 녹록지 않은 만큼 이런 인식은 더욱 강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가 사람인을 통해 입수한 ‘2020년 이력서 등록 및 기업 공고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채용공고는 평균 13% 감소한 반면 이력서 등록 건수는 13.2% 증가했다. 민간기업의 채용이 줄면서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청년의 고용난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한정된 재원’ 청년임대주택 공급 한계= 전문가들은 수요가 있는 곳에는 일정 물량의 임대주택을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 정책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주지 않고, 공급이 가능한 곳에 자꾸 집을 짓는다"며 "결국 가격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정된 재원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민간 규제를 풀어 청년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울 도심 지역에 청년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원룸 등을 많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일자리, 주거 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직장과 주거 시설을 근접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하는 지역에 적당한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급 형태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국가가 매입임대주택을 모든 주에서 사들일 순 없고 구별로 목표에 맞는 가격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강남·서초 등은 상대적으로 공급호수가 적고 다른 구 위주로 공급호수가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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