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받는 강좌만 154만원..中 "유토피아" 난리난 클럽하우스

신경진 2021. 2. 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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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네티즌 사이서 인기 "인터넷 유토피아"
검열 피해 신장·홍콩·리원량 추모 등 열띤 토론
중국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음성 채팅앱 클럽하우스 가입 강좌를 8888위안(154만원)에 판매한다는 홍보 사진. [타오바오 캡처]

지난 1일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생방송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App) 클럽하우스(Clubhouse)가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다. 유명인들의 참여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아직 당국의 '검열 무풍지대'란 이유도 인기를 끄는 주요 요인이란 평가다.

중국명 구락부회관(俱樂部會館)인 클럽하우스 가입에 필요한 기존 가입자의 초청 코드 얻는 법 등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 강좌가 8888위안(154만원)에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陶寶)에 올라왔다. 초청 코드는 수십 위안부터 500위안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268위안(5만원) 상품은 이미 8일까지 285명이 실제로 사들였다.

중국에서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SNS에서도 확인된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clubhouse’, ‘#clubhouse 초청코드’, ‘#clubhouse는 왜 인기 있나’ 등의 검색어가 수천만 클릭을 기록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직 구글 개발자 폴 데이비슨과 로한세스가 개발했다. 애플 아이폰 버전만 베타 서비스 중으로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를 받을 수 없다. 중국 네티즌들은 별도 해외 앱스토어 계정을 만들어 다운로드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정보통신·미디어·문화 연예·학술계·금융계 등 교육 수준이 높은 전문가 위주라고 ‘미국이 소리(VOA)’ 중문판이 6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음성 앱은 클럽하우스가 처음이 아니다. 사용자 9억 명이 넘어 생필품이 된 웨이신(微信·위챗)은 문자 채팅보다 음성 채팅을 더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클럽하우스가 열풍인 이유는 악명 높은 중국 검열의 손길이 아직 닿지 않아서다. 클럽하우스는 문자·사진·동영상을 전달할 수 없고 이용자 휴대폰 app에 음성 파일도 저장되지 않는다. 그만큼 보안이 확실하다.

오디오 채팅앱 클럽하우스에 중국어로 개설된 ‘양안청년토론방’. 검열에서 자유로운 클럽하우스가 중국은 물론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VOA 캡처]

스탠퍼드 대학 사이버 정책센터의 그레이엄 웹스터 ‘디지털 차이나’ 프로젝트 에디터는 “문자는 검열과 감시가 쉽고 일단 다운로드되면 증거로 남는다”며 “음성 채팅은 말을 잘못해도 곧 사라지기 때문에 검열의 부담에서 벗어난다”고 VOA에 클럽하우스의 인기 이유를 풀이했다.

실제 중국 SNS에서 금지된 주제를 클럽하우스에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묵념의 방’이라는 제목의 대화방은 부제로 “오늘은 리원량(李文亮, 코로나19 발생을 처음 알린 뒤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의사) 의사의 기일이다. 리원량을 기념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어서입니다”가 달려 있다.

중국·홍콩·대만 사이의 교류를 다룬 ‘양안청년대토론’이란 중국어 대화방 참여자는 4000명을 기록했다. 그밖에 중국의 신장(新疆) 정책,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을 주제로 한 방에서 열띤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8일 “양안삼지(兩岸三地, 중국·대만·홍콩) 모두에 개방되어 있고 대다수 사람이 편하게 모든 주제를 말할 수 있는 플랫폼은 만나기 어렵다”며 “인터넷 속의 유토피아”라는 한 중국 네티즌의 글을 인용했다.

하지만 곧 중국 당국의 ‘만리 방화벽(Great firewall)’에 차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단지 시간문제다. 본토에서 아직 초청 코드가 없는 분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조만간 사용할 수 없을 겁니다”라고 푸념했다.

이미 환구시보의 영자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클럽하우스 깎아내리기에 돌입했다. 지난 3일 “미국의 SNS 클럽하우스는 중국에서 인기 없을 것”이란 제목의 분석 기사를 발 빠르게 싣고 “미국의 인터넷 상품이 더는 중국 IT 기업의 롤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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