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기습인사, 윤석열 고립에 초점 맞췄나.. 朴 "총장 패싱 아냐"

최석진 2021. 2. 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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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기습적으로 이뤄진 검찰 인사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고립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진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두 차례 회동 이후의 기습적 인사발표를 두고서는 윤 총장 패싱, 고립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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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윤 총장 퇴임 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예고
주말 기습 인사발표 두고 법무부·검찰 입장 엇갈려
尹, 월성 원전·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에 전념할 듯
왼쪽부터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일요일 기습적으로 이뤄진 검찰 인사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고립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진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의 조직 안정과 새로 시행되는 제도 안착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의 포인트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유임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와 여권, 박 장관 모두 이 지검장 유임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중폭 인사를 통해 이 지검장을 유임시키면 안팎의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7월 윤 총장의 퇴임 이후로 사실상 인사를 미룬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장관 역시 7월 이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임을 이날 예고했다.

이 지검장이 유임되며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사건 연루 의혹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윤 총장의 가족 의혹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 지검장이 지휘를 이어가게 됐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서울남부지검장 인사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심 지검장은 이른바 ‘법관 사찰 문건’을 구실로 윤 총장에 대한 무리한 징계를 추진하다 실패했다.

그를 영전시키며 재차 신임한 것은 정권에 코드를 맞춘 검사들을 우대하고 정권에 칼을 겨눈 검사들은 좌천시키겠다는 것으로, 일선 검사들에게는 경고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두 차례 회동 이후의 기습적 인사발표를 두고서는 윤 총장 패싱, 고립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사 발표 직전 법무부로부터 인사안이 대검에 전달됐지만 윤 총장은 보고를 거부하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 취재진의 질문에 “총장께서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로서는 최대한 애를 썼다”며 총장 패싱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검찰국장을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의 비서실장격인 대검 기조부장을 했던 사람을, 기조부장에는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다. 또 대전지검장을 유임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총장) 패싱 이런 말은 맞지 않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거론된 분들은 총장을 만났을 때 직접 구두로 명확하게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기조는 검찰의 조직 안정인데 장관이 총장과 배석자도 없이 만나 나눈 대화의 일부가 언론에 유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는 조직 안정이라는 인사 기조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신속히 인사를 단행하게 된 것”이라고 주말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대검 측은 인사 협의라는 건 구체적인 인사안을 놓고 상의해야 하는 건데 개괄적인 인사 방향의 설명만 있었을 뿐 대검 기조부장에 누가 오는지, 심 국장이 남부지검장으로 가는지 등에 대해 사전에 전혀 언질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패싱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2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사건들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나 서울남부지검의 수장이나 자신을 보좌해야할 대검 참모진들과 손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윤 총장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총장 입장에선 남은 5개월 동안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사건이나 수원지검의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수사를 통해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데 전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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