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 마당 내줬더니 "중독 끊었다"..美청년이 불러온 마법
대런 만 "시정부가 노숙인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미국 유타주(州)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주민이 지역 노숙인들을 위해 자신의 마당을 캠핑장으로 내주는 실험을 했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선행의 주인공은 31세의 지역 활동가 대런 만이다.
잔디가 깔린 마당에는 텐트 10여대와 캠프 파이어 장작, 야외에서 요리를 할 수 있는 그릴 등 장비가 설치돼 있다. 만은 지난 달 중순부터 '빌리지 캠프'를 열고 지역 노숙인들을 위한 일에 뛰어들었다. 현재 이 곳에는 솔트레이트시티 지역 노숙인 15명이 지내고 있다.
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노숙자에게 찍는 낙인을 없애고 싶었다"며 "모든 사람은 품위있는 대우를 받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지역 공동체가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만의 집 앞마당에서 지내게 된 노숙인들은 환영받는 기분과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마이클은 "갑자기 거처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를 크게 줄였다"며 "나를 둘러싼 많은 나쁜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그동안 겪어온 일부 중독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브랜디라는 이름의 거주자도 "그와 나는 단지 몇 번 얼굴을 본 낯선 사람이었지만, 그는 우리를 기꺼이 도왔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만은 "빌리지 캠프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캠프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청소와 정비 일도 돕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위 모든 이웃이 대런의 사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웃들이 노숙인들을 위해 요리를 해오거나 옷을 기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이웃들을 위해 캠프 안에서 약물이나 폭력적인 행동은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만은 가능한 캠프를 유지하고 싶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캠프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인 거주지에 노숙인 캠프를 운영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웃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매체 솔트레이크시티 트리뷴에 따르면 지역 보건부는 주민들에게 이런 민원을 수차례 접수했다. 보건부는 만에게 캠프 참가자를 퇴거시키라고 명령할 수 있으며 만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만은 "노숙인들에게 약간의 안정성을 주고 싶을 뿐"이라며 시정부가 노숙인의 재기를 돕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것처럼 노숙인 사업을 도시 농업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등의 방식을 시 고위 관리들에게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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