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극해도 무시..페북에 꽃·캐리커처 올린 이낙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사대주의 열패의식”이라고 쓴 이재명 경기지사의 페이스북 글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지사가 전날 트위터에 “기본소득을 알래스카만 한다? so what(그게 뭐)?”이란 글을 공유하고 연이틀 이 대표를 자극했지만 정면 대응을 피한 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지사에 일일이 대응해봤자 우리만 손해”라며 “사사건건 맞붙자는 데 끌려갈 필요가 없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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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되찾는 李
이 대표는 최근 호남 지지율 회복에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한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대권 지지율 조사에서 10% 지지도를 기록, 이 지사(29%)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지만 광주·전라 지역 지지도(29%)가 지난달(21%) 바닥을 찍고 반등한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측근은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근 지역에서 지지자들이 꽃을 보내는 등 조용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6일 페이스북에 “광주의 정신 강신석 목사께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거론한 이 대표는 설 연휴에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을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초 사면론 제기 직후 당대표 사퇴가 거론되던 때에 비하면 상황이 다소 안정됐다는 판단에 자신감을 회복 중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는 “실물보다 더 좋게 그려주셔서 쑥스럽지만 감사하다”며 지지자들이 그려 준 캐리커처 세 장을 4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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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이낙연 살려야”
민주당 내부에선 대선 주자로서의 ‘이낙연 카드’가 조기에 흔들리는 상황이 당 차원 손실이라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대선이 1년 넘게 남았는데 벌써 이재명 1인 독주 체제가 펼쳐지는 건 이 지사 본인을 위해서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뚜렷한 제3후보가 부상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무총리 시절부터 유력 대선 주자로 인식돼 온 이 대표가 이 지사와 호각세를 유지해야 진영 내 대선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 정부 청와대 출신의 여권 인사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이 대표가 페이스를 잃지 않아야 한다”며 “당대표 임기 마지막인 2월 국회에서 입법 성과를 내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도록 당 차원에서 조직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손실보상제·협력이익공유제·사회연대기금 등을 ‘상생연대 3법’으로 묶어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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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승리가 관건
지난해 8월 이 대표가 7개월짜리 대표로 취임했을 때 정치권에선 이를 ‘독이 든 성배’에 빗대는 시각이 많았다. 스스로도 포지션을 “나는 대선 후보가 아닌 당 대표”(지난해 10월)라고 잡은 뒤 독배가 현실이 됐고, 그 사이 이 지사는 치고 나갔다. 이 지사는 7일 페이스북 글에서 “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행정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며 최장수 국무총리 출신 이 대표를 겨냥한 듯한 표현을 썼다.
그래도 이 대표는 남은 한 달을 정공법으로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 민생 회복을 중점적으로 챙기면서 입법 과제를 안정적으로 완수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최종후보를 이 대표 임기 만료 직전인 다음달 1일과 6일에 각각 선출하기로 일정을 확정했다. 당대표 임기가 끝나는 오는 3월 9일 이후엔 선대위원장을 맡아 4·7 재보선을 끝까지 지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난해 전당대회 출마 선언 때부터 당내선 “이낙연의 명운은 4·7 재보선에 달렸다”는 말이 많았다. 이 대표는 지난 4일에도 부산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까지 닿는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 발대식을 열어 “앞으로 남북 관계가 재개되고 연결이 논의가 된다면 반드시 철도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고속철도는 국민의힘이 꺼낸 부산-일본 해저터널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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