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작년 호실적에도 분위기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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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대부분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익'이 기록된 성적표를 내놨다.
아직 실적 공개를 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4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느는 등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배당 성향(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 20% 이내' 권고에 따라 주당 배당금이 되레 16~20% 줄면서 주주들의 불만과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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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자제' 지침에 주주 이탈 우려
일부 행장·회장 등 징계도 예고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익’이 기록된 성적표를 내놨다. 코로나19가 만든 예외적 상황에서 ‘특수’를 누렸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금융그룹들의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 지침에 주주 눈치를 봐야 하고, 최고경영진 앞으로는 각종 징계 예정을 알리는 통보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각각 3조4552억원, 3조4146억원,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3대 지주사 모두 설립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 주식 및 부동산 투자 열풍에 따른 대출 증가 영향이 컸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은 295조원으로 전년(269조원)보다 9.9% 늘었고, 신한은행 대출 규모도 225조원에서 249조원으로 10.6%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9.5%(218조→239조원), 9.8%(220조→241조원)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도 이익 폭을 키웠다.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4256억원)은 전년(1677억원)보다 153% 이상 급증했으며 하나금융투자(4100억원)도 46.6%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신한카드(6065억원), 신한생명(1778억원),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2793억원) 등 비은행 계열사가 이익을 21.6% 더 늘렸다.
아직 실적 공개를 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4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느는 등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30.18% 줄어든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계열 증권사가 없어 ‘동학개미운동’의 직접 수혜를 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그룹들은 썰렁한 잔칫집 분위기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배당 성향(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 20% 이내’ 권고에 따라 주당 배당금이 되레 16~20% 줄면서 주주들의 불만과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지난 4일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해야 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중징계하는 제재안을 사전 통보했다. 금융사 지배구조와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도 주의적 경고 통보를 받았으며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징계 예상 관측도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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