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좀도둑, "징역 3년" 선고받자 휠체어서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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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백발의 김모(79)씨가 휠체어를 타고 피고인석에 들어섰다.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씨는 "징역 3년"이 선고되자 벌떡 일어났다.
1998년 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미수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김씨는 이번까지 총 8번 법정에 섰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몸이 불편하니 앉아서 들으시라"며 김씨를 배려했지만 그는 징역형이라는 얘기에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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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이틀 만에 또 식료품 등 털어
중증장애 호소했지만 실형 못피해
지난 3일 백발의 김모(79)씨가 휠체어를 타고 피고인석에 들어섰다.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씨는 “징역 3년”이 선고되자 벌떡 일어났다. 본인이 중증 지체장애인임을 주장하며 “세상에 이런 냉정한 판결이 있느냐”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그가 20여년간 서울 종로구 일대 식당과 카페를 꾸준히 털어왔던 전력 때문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1차례에 걸쳐 물건을 훔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가 훔친 건 빵, 바나나, 탄산수 등 주로 먹을거리였다. 훔친 물건의 가액도 25만원으로 비교적 소액이었다.
그럼에도 중형이 선고된 데는 20년의 절도 전력 영향이 컸다. 1998년 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미수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김씨는 이번까지 총 8번 법정에 섰다. 이번 범행도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이틀 만에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구 일대에서만 20여년간 물건을 훔쳐 온 그의 범행 도구는 ‘일자 드라이버’ 하나였다. 그는 드라이버를 이용해 출입문 셔터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가는 일관된 방식을 사용했다.
김씨는 수사를 받는 내내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자신이 찍힌 CCTV 영상도 수사기관에 의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런 그의 발목을 잡은 건 평소 짚던 금속 목발이었다. CCTV 영상에는 금속 목발을 짚고 있는 한 남성이 찍혔는데, 이 목발이 김씨의 집에서 발견됐다. 범행도구인 일자 드라이버도 함께 나왔다. 대부분의 피해자가 ‘목발을 짚고 다니는 남성’ ‘60대가량의 남성’을 특정해 범인으로 신고한 점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몸이 불편하니 앉아서 들으시라”며 김씨를 배려했지만 그는 징역형이라는 얘기에 벌떡 일어섰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령으로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동종 범죄로 여러 번 처벌을 받았고,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이틀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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