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백신도 접종하는데..우린 빨라야 내년 상반기 나올듯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개발 선두 그룹에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등의 7개 제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합성항원 백신을 개발 중이며,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백신, 셀리드는 벡터백신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 1·2상 단계에 있어 해외 상황과 비교해 다소 더디지만, 늦더라도 개발을 완주하겠다는 게 국내 개발사들 목표다. 한국은 백신 개발 후발주자지만 향후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고 독감처럼 계절마다 유행해 백신을 맞아야 할 경우 안정적인 접종을 위해 국산 백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이 앞장서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가지 후보물질 중 최종 후보자를 골라 올해 내 임상 3상을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상목 전략기획실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자주권’ 토론회에서 “SK 독자 후보물질은 임상 1상,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임상 1, 2상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3분기 중에는 둘 중 하나를 최종 후보 백신으로 선정해 임상 3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있지만,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중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넥신은 국내 회사로는 가장 먼저 임상 1·2상을 시작해 기대를 모았지만, 중간에 변이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후보물질을 바꾸면서 다소 지연됐다. 임상 1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3월부터 2a상(전기 임상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변이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연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자체 개발 중인 백신의 임상 1, 2상을 3분기까지 마무리하고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한다. 셀리드가 개발하는 백신도 1, 2상이 진행되고 있어, 8월 중엔 긴급사용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임상 1상이 끝나는 대로 6월부터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내년 4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고 5월쯤 백신 출하를 목표로 제시했다.
최종 허가 관문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규모 임상 3상에 큰 비용이 들어 K-백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산 백신은 가을이나 돼야 1, 2상 자료가 나올 텐데 3상을 대규모로 하는 게 쉽지 않다”며 “백신 예산으로는 3상 하나 하기에도 벅찰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단장도 “올해 국회로부터 받은 지원 예산이 약 680억원인데, 충분치 않다”며 “1000~2000억원이 필요한 3상 임상시험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는 게 어려워져 임상 진행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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