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차남 회사, 2년연속 서울시 에너지사업 단독으로 땄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차남이 법인장으로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서울시 가상발전소 운영 사업자’로 단독 체결돼 수수료 명목으로 약 3800만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에넬그린파워’의 자회사인 ‘에넬엑스코리아’는 2019년부터 2년간 서울시와 가상발전소 운영사업자 협약을 단독으로 체결했다.
에넬그린파워는 정 후보자의 차남 정모(46)씨가 지난 2008년부터 근무해온 기업으로 지난해부터는 에넬엑스코리아 법인장을 맡고 있다.
에넬엑스코리아는 서울시와의 협약 두 건에서 모두 경쟁 업체 없이 단독으로 지원해 가상발전소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7년 KT, 한국엔텍, 에너낙코리아 등 3곳이 경쟁을 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모에 수요관리사업자 중 에넬엑스코리아만 단독으로 지원해 협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번의 협약기간 동안 에넬엑스코리아의 수수료는 3817만3722원”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중소건물이 전기 절약에 참여하는 ‘가상발전소’는 서울시의 중점 에너지 사업이다. 전기사용이 높아져 부하가 높아지는 피크시간대에 비싼 발전기를 가동하는 대신 전력소비를 줄여 금전적 비용을 보조하는 원리다. 비싼 발전기 가동 대신 전기를 아끼는 가상의 발전소를 운영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계약 관련 사업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에넬엑스코리아가 단독으로 지원해 선정됐을 뿐 특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기업은 정씨가 외교부 경력 기간 중 연구보조 인턴으로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정씨는 2000년 외무고시 34회로 외교부에 들어와 2008년 7월 외교부를 그만뒀다. 7년 11개월의 외교부 경력 기간이지만, 실제 근무기간은 3년에 불과하다. 3년 동안은 군 복무를 수행했고 전역 이후 미국 하버드대로 국비 해외 연수를 떠났기 때문이다. 정씨는 이 석사 학업 도중 해당 기업 인턴 생활을 했다. 연수 종료 이후 해당 기업에 입사했다.
국비를 받아 공부하면서 사기업에서 인턴을 한 점과 학위 취득 후 곧바로 외교부를 퇴직하고 인턴을 했던 업체에 입사한 것이 공직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정 후보자는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공직윤리에 부합했다”면서 “학교에서 연구비를 받고 이를 통해 다른 비영리단체(NGO)에서도 일하며 기후변화에 관한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성인이 된 결혼한 자녀였기 때문에 결정을 이기는 부모가 될 순 없었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이(외교관) 분야에 제 아들이 경력을 쌓기 희망했는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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