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문 "중국·러시아 백신 편견 거둬야..이제 신뢰할 때"
"이제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을 신뢰할 할 때가 왔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에 실린 기고문의 제목이다. 그동안 서구 사회가 평가절하했던 중국과 러시아 백신의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가 쌓였고, 편견을 거두고 이들 백신을 받아들이면 전 세계적인 백신 물량 부족 현상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다.
인도 공중보건 활동가 아찰 프라발라와 국제정책 연구단체 '제3세계 네트워크'의 이사 치 요크링은 NYT에 이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내고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은 아마도 권위주의 국가에서 개발됐다는 이유로 (서구 제약사가 개발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못한 것으로 여겨졌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서구에서 생산된 백신이 전 세계에 보급되도록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더 쉬운 해결책은 다른 나라의 백신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지난 2일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린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3상 시험 중간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1.6%로 나타났고, 지난해 12월 초 아랍에미리트(UAE)가 진행한 시험 결과 시노팜(중국의약그룹) 백신의 효과는 86%로 나타났으며 이미 UAE에서만 180만명이 중국 시노팜 백신 접종을 (별 탈 없이) 마쳤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수의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 백신을 승인했고 접종하고 있는데, 이들 백신을 무시하는 것은 백신을 승인한 국가의 검증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를 비롯해 UAE, 헝가리, 알제리, 볼리비아 등 17개국이 승인했다. 시노팜 백신은 UAE, 헝가리, 바레인, 이집트 등 11개국이, 또다른 중국 백신인 시노백 백신도 12개국과 수출 계약을 마쳤다.
기고문은 독일·프랑스 등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 모두 겪고 있는 백신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서구권 백신의 효과를 편견 없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국가들이 백신 물량 부족으로 절망을 겪으면서 편견을 벗고 러시아 백신 주문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3상 시험을 마치기도 전에 자국 백신을 승인하는 등 절차를 건너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신뢰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공신력을 얻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비서구권 백신을 검증하고 승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유럽연합(EU) 27개국의 규제 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일 스푸트니크V 3상 시험 결과와 관련해 "좋은 데이터를 보여줬다"며 "EU는 모든 백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시노팜 등 중국 백신은 임상시험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며 중국 백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임상시험 정보 부족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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