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한데도 편리해서..'게임스톱발 보이콧'에도 로빈후드 승승장구
개인투자자의 불매운동과 정치권 공세 속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미국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 이야기다.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들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매수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어났지만, 정작 앱을 사용하려는 고객은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휴대기기 사용자들이 로빈후드 앱을 내려받은 횟수는 60만회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3월 기록한 일 최대 다운로드 횟수의 4배”라고 전했다. 지난달 24일~지난 2일까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주식거래 앱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주식거래 앱인 ‘위불’, ‘찰스 슈와브’, ‘피델리티’의 내려받기 횟수를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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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발 보이콧'에도…비밀은 '편의성'
로빈후드는 ‘게임스톱 주식매수 제한’을 두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28일부터 게임스톱과 AMC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매수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과의 일전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가 치솟을 때였다.
로빈후드의 최고운영자(CEO)인 블라디미르 테네브는 “게임스톱의 주가가 급변동해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증거금이 늘어서 매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공매도로 손해를 본 헤지펀드를 도우려는 의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상에서는 “로빈후드 앱을 삭제하자”는 보이콧이 벌어졌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로빈후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당) 하원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로빈후드의) 거래제한을 용납할 수 없다”며 연일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게임스톱발 보이콧'에도 사용자가 몰리는 이유는 로빈후드 앱의 편의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괘씸하지만 다른 거래앱으로 대체할 수 없는 편리함이 인기의 비결인 셈이다.
로빈후드는 출시 당시인 2013년 주식거래를 위한 복잡한 절차와 함께 건당 10달러(약 1만1230원)의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주식거래를 하면 폭죽이 터지는 등 게임과 같은 화면 구성해 젊은 층의 흥미를 유발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일부 고객들은 경쟁사 앱이 로빈후드가 제공하는 깔끔하고 전자오락 같은 인터페이스와 비교해 크게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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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신문광고…반전을 위한 홍보 총력
편리한 앱 자체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홍보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로빈후드는 지난 2일 뉴욕타임즈(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의 거래제한을 한 이유 등을 해명했다.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 광고도 오는 7일(현지시간) 그대로 내보낼 예정이다. 크리스티나 스메들리 로빈후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며칠 사이에 로빈후드와 관련된 나쁜 얘기를 들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며 광고가 로빈후드와 관련된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해소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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