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리는 것도 아니고.." 영업시간 유지에 불만 터진 자영업자
“자영업자 놀리는 것도 아니고…우는 애 달래듯 사탕 하나 먹고 당분간 조용히 하라는 거냐.”
자영업자 60만명가량이 가입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 6일 정부가 비수도권은 영업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고 수도권은 오후 9시 영업 제한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업주들은 “식당을 비롯해 헬스, 노래방은 저녁 시간대 한 시간의 차이가 매출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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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에게 빨리 계산해달라는 것도 한두 번”
영업제한 완화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좌절했다.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오후 9시 영업 마감제한에 따라 영업해왔지만, 손님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등 냉가슴을 앓아 왔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술집을 2년째 운영하는 영업주 A씨는 “주방 마감 시간 직전에 음식을 시키고 음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가냐는 술 취한 손님들이 종종 있다”며 “동네식당의 경우 평판 관리가 정말 중요한데 이럴 때마다 난처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도 가게 찾아와주는 고마운 손님인데 빨리 계산해달라고 재촉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않냐”고 털어놨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류근 시인이 지난 4일 방역위반으로 2주 영업정지를 당한 포차의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는 “이 포차는 밤 9시 8분에 손님이 계산하는 걸 누군가 신고하는 바람에 방역법 위반으로 2주간 영업정지를 먹고 이틀 전에야 문을 열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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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사업장 수도권에 50% 이상”
비수도권과 수도권을 나눠 영업제한에 차이를 두는 것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수도권 수원은 인구 100만이고 비수도권은 인구 300만인데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예상한 결과인데 2주 지나면 무슨 핑계로 연장할지”“희망 고문 다 해놓고 결국 연장하냐”“어차피 정부는 보상 못 해주니까 아예 금지도 못 하는 거다” 등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정부의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5인 모임 금지조치 유지에 대해 일부는 항의성 시위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협회 차남수 정책홍보부장은 “소상공인 사업장은 수도권에 50% 이상 있다”며 “비수도권은 일부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도권을 풀지 않는 한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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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특성 여전히 반영 안 된 영업제한 조치
이번 영업제한 조치엔 여전히 업종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자영업자들의 불만이다. 그동안 노래방과 피트니스 업체들은 식당과는 다른 영업제한 시간대를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서울 서초구·동작구에서 2개의 코인노래방을 운영 중인 이재인(45)씨는 “코인노래방은 식사 후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손님들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가 오후 9~10시 사이”라며 “코인노래방 점주들 사이에서는 영업 시작시간을 오전 11시로 늦추고 그에 맞춰 자정까지 운영하게 해달라고 주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PC방·코인노래방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오후 9시 이후 간판과 매장 불을 켜는 '불복 개점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업종별 현실 반영 없는 집합금지 조치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오는 7일부터 3일간 방역기준 불복 개점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연수기자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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