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빅4' 요직 꿰찬 이정수, 박범계 중퇴한 남강고 후배
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첫 검사장 인사에서 검찰 '빅4' 중 가장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서울 남강고 후배인 이정수(사법연수원 26기) 서울남부지검장을 발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는 등 인사 폭을 최소화한 이번 '원포인트' 인사에서 본인 고교 후배만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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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남강고 7년 후배 이정수 검찰국장 발탁
남강고 총동문회에 따르면 박 장관은 1978년 3월 서울 관악구 소재의 남강고(6회)에 입학했지만 2학년 말인 1980년 2월 자퇴했다. 박 장관은 2008년 1월 출간한 자서전 『내 인생의 선택』에서 남강고 진학 이후 '갈매기 조나단'이란 폭력써클에 가입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집단 폭행을 당한 억울한 친구를 대신해 패싸움을 벌였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퇴학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퇴를 결심했다고 술회했다. 박 장관은 자퇴 후에도 한동안 방황을 이어갔다. 이후 박 장관은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 학력을 얻었고, 군 복무를 마친 1985년 24살의 나이로 연세대 법대에 입학했다. 박 장관은 지난 2007년 2월 남강고 졸업식장에서 자퇴 27년 만에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이정수 검사장은 남강고 13회(1988년) 졸업생으로 박 장관의 고교 후배다. 이 검사장은 이런 학맥 덕분에 박 장관과 의원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고 한다. 박 장관은 이번 검사장 인사를 통해 심재철 검찰국장과 이 지검장의 자리를 바꾸는 사실상의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했다가 실패한 심재철 검찰국장 자리를 대신해 이정수 검사장과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 등 복수의 인물이 거론됐다"며 "박 장관이 결국 본인 고교 후배인 이 지검장을 챙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이 부임하게 되는 법무부 검찰국장은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면서 검찰 인사와 예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검찰의 최고 엘리트로 꼽힌다. 보통 검찰국장을 거치면 다음 인사 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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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 찬성 등 공로로 발탁된 것 아니겠나"
검찰 내에서는 이정수 지검장이 검찰국장에 발탁된 배경으로 남강고 동문인 점을 제외하고도 세 가지 이유를 더 꼽았다. 먼저 이 지검장은 지난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자 징계에 찬성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낸 점이 첫 번째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11월 전국 일선 검사장 17명이 윤 총장 징계 청구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을 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참여하지 않기도 했다.
또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라임 사태 수사를 정권에 부담 없이 처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순철(24기) 전 남부지검장은 지난해 10월 검찰 내부 통신망에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말과 함께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행사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전 지검장 후임으로 남부지검장에 임명된 인사가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이던 이 지검장이다. 이 지검장은 남부지검장 취임 이후 '술접대 의혹'을 받는 전·현직 검사 2명을 불구속기소했지만, 여권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KBS의 '채널A 사건' 오보를 제보한 검찰 관계자로 지목되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은 점 역시 이번 발탁의 배경으로도 꼽힌다.
이정수 검사장은 현 정부 초기인 2017∼2018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가정보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태스크포스(TF) 부장검사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후임 남부지검장으로 부임하는 심재철(27기) 현 검찰국장이 라임 사건과 신성식 부장 사건, 박범계 장관 본인이 연루된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 등을 총지휘하게 된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잘 나가기 시작한 사람"이라며 "이정수·심재철 '스위치 인사'는 자기 사람 돌려막기이자 정권 수사 무마용이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강광우·하준호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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