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필요하면 전 시민에 재난지원금..21분내 '직주'도 가능토록"

강준구,손재호 2021. 2. 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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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예비후보 인터뷰]
"서울시민 자가주택 꿈 실현시키겠다"
"야권후보 미래서울 대안 없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코로나19 지원금에 대해 “필요하면 (전 시민에게) 보편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임대 형식이 아닌 공공분양 30만호를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공약 ‘21분 도시’는 공공분양과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키워드다.
그를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파란색 단화를 신고 현장을 누비는 그는 매 질문마다 통계를 들이대며 막힘없이 답변했다. 1년여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일했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민들에게 코로나19 지원금을 보편지급할 생각이 있나.
“필요하면 하겠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면 된다. 지난해 초 소상공인 매출이 평균 60%까지 떨어졌는데 1차 재난지원금을 보편지급하자 한 달 만에 85%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정도 마중물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어 6월 대한민국 동행세일 결과로 95% 수준까지 회복됐는데 광화문집회 2차 대유행이 시작되자 다시 75%로 떨어졌다. 무조건 10만원씩 주는게 아니라, 이렇게 데이터 속에 답이 있다. 지난 1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해보니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게됐다.”

-피해업계 손해 추산을 어떻게 하나.
“부가가치세 신고 마감이 이달까지로 한달 연장됐다. 그동안 소상공인이 이를 대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2019년 대비 매출 감소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연장한 것이다. 매출 감소액이 나오면 집합금지명령과 영업제한으로 손해 본 상점을 골라낼 수 있다. 서울시민과 공감대가 가는 선에서 손실보상액 지원을 해야 한다.”

-매번 이렇게 현금을 지급할 순 없는데.
“보험과 보증을 통해 해결하겠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노란우산공제회가 있다. 시 차원에서 공제회를 활용해 보험료를 지원해주며 제도적으로 접근하겠다. 보험료는 월 3000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 하나 활용할 수 있는 게 서울시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금융기관, 서울신용보증기금이다. 보증 개념까지 넣으면 시중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이자를 시가 지원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서울시 안전망이 조금 튼튼해 질 수 있다.”


-부동산정책으로 공공임대가 아닌 공공분양 30만호를 공약했다.
“서울시민은 공공임대주택보다 자기 집을 갖고 싶은 꿈이 굉장히 강하다. 그런 꿈을 실현시켜줘야 한다. 시장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보통 1년에 서울에서 주택 6만~8만호가 보급된다. 보수적으로 6만호로 설정하면 5년간 30만호다. 그게 안 되면 서울 부동산 문제는 굉장히 심각해진다.”

-서울 부동산의 가장 큰 문제를 꼽는다면.
“주택 보급 수보다 가구 분화 수가 훨씬 많다. 2019년 주택 8만호가 보급됐다면 분화된 가구 수는 10만 정도 된다. 그러니 주택이 모자란다. 1인 가구가 자꾸 늘어난다. 절대적인 서울 전체 주택보급률이나 자가 보유율이 모자란 건 아니다. 1980년대 4인 핵가족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대전환 시대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1~2인용 중심의 재건축·재개발·분양을 말하나. 아니면 오피스텔을 많이 짓겠다는 건가.
“내가 알기로 서울시 1인가구 비율이 2년새 5%P 이상 늘어 현재 35%가 넘었다. 5년 내 50%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1980년대식 대단지 아파트 형태론 지속 가능성이 없다. 젊은 층이 많이 쓰는 개념이 ‘직주(직장과 주거)’다. 21분 안에 일터, 삶터, 놀이터를 한꺼번에 마련하는 21분 도시가 대안이다.”

-왜 21분인가.
“바르셀로나는 인간이 걷는 9분 거리에 블록을 만들어 차량 운행을 통제하는 9분도시를 만들었다. 우리의 서울 인사동 같은 방식이다. 탄소배출량이 40% 줄었다. 파리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15분 거리를 중심으로 도시를 만들었는데 서울은 파리보다 면적이 5.6배, 인구가 5배나 돼 현실성이 없다. 그래서 사람이 21분간 걸을 수 있는 2㎞ 거리 안에 직장 교육 보건 육아 등 모든 시설을 마련하는게 21분 도시다. 서울을 21분 구획으로 나누면 21개가 나온다. 21세기에 21개의 21분 도시, 다핵분산도시다.”

여의도 수직정원도시 컨셉아트


-21분 도시의 한 예로 여의도 ‘수직정원도시’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행정구역 개념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21분 거리의 원형 지구다. 수직 정원을 세우고 여기에 1~2인용 주택을 넣는다. 스마트팜(농장)과 운동 부지 등도 필요해 2인 가구 이상 규모로는 불가능하다. 나무 한 그루가 4명이 숨쉴 산소를 만드는데 5000그루면 7층 정도로 가능하다. 파리엔 에펠탑이 있고 서울엔 수직정원도시, ‘버티컬 가든 시티’가 있다. 미국 뉴저지가 ‘가든 시티’를 자랑하는 것 같은 컨셉이다.”

-21분 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당장 급한 건 병원이다. 서울시민은 대학병원 수준을 원하는데 21개나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형병원 중 최근 산부인과 등에서 입원실이 남아도는 곳이 많다. 이런 병원에 서울시가 지원해 공공의료개념을 집어넣겠다. 일자리도 핵심이다. 중기부 장관을 하며 만났던 유니콘 기업들과 지역별 클러스터 설치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있었다. 이들을 각 클러스터에 하나씩 배치하겠다. 창동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 홍릉 바이오클러스터, 영등포 의료특구 등.”


-여성정책에도 유권자 관심이 많다.
“지난해부터 기업 이사회 구성시 성별이 다른 사람이 꼭 한명을 들어가야 하는 법이 통과됐다. 이후 웬만한 대기업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씩 들어갔다. 사회를 변혁시키는 데 굉장히 좋은 법이더라. 서울 일자리 거버넌스에도 그런 정책을 넣고 싶다. 개인 회사든 공기업이든 구성원 중 10%는 ‘성별이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넣고 싶다. 특히 비대면 사회에선 여성의 역할이 지금까지와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성의 서울’을 반드시 만들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 현재까지 야권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남은 서울시장 임기가 1년 2개월인데, 그 기간동안 (야당 시장이) 서울을 정쟁 대상으로 높고 계속 싸움만 한다고 한번 상상해보라. 아마도, 너무 소중한 시간이 다 소멸될 것이다. 그리고 야권 후보의 공약을 보면 미래서울에 대한 대안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장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질식할 것 같은 서울만 만들려고 한다. 뭘 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강준구 손재호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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